'헌차로 속여서' 100억 원대 화물차 밀수출

'헌차로 속여서' 100억 원대 화물차 밀수출

2014.09.23.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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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의 명의로 산 새 화물차를 헌차로 속여서 동남아시아에 수출한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차 할부금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게 떠넘기고 수출대금은 모두 가로챘습니다.

김평정 기자입니다.

[기자]

한창 쓸 만해 보이는 14톤 화물차입니다.

차가 등록돼 있는 운수회사 몰래 수출될 뻔하다가 가까스로 다시 찾았습니다.

수출 전에 화물차 뒷부분을 2m가량 절단한 부분입니다.

운송 과정에서 화물차란 것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컨테이너 박스 안에 딱 맞춰서 넣기 위해서였습니다.

원래 운수회사에 등록됐거나 할부금이 남아 근저당이 잡힌 차는 수출할 수 없습니다.

밀수출 일당의 수법은 차대번호 바꿔치기였습니다.

폐차 직전의 차를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만든 뒤 차대번호 부분에 새 차의 번호를 위조해 넣은 것입니다.

이렇게 새 화물차 50대를 베트남 등 동남아에 팔아 챙긴 돈은 18억 원.

원래 시가 100억 원어치인 새 차들을 거의 헐값에 넘긴 덕분에 쉽게 팔아치울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연수,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장]
"차량 1대당 거의 6천만 원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에 18억 원이 되는 것입니다."

남은 할부금이나 보험금 등은 명의를 빌려준 사람과 운수회사에 고스란히 떠넘겨졌습니다.

[인터뷰:서훈종, 피해자]
"1년 반 정도에 거의 천만 원 넘게 피해 봤습니다. 과태료나 범칙금 보험료만...따로 세무관계로는 어마어마하죠."

경찰은 밀수출 일당 50살 박 모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장물 알선 등 범행을 도운 50여 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찰은 관세청에서 수출 물품을 처리할 때 대부분 서류작업으로 끝내는 허점을 노린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김평정[py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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