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피하려고 선회...잠 덜 깨 제주와 교신"

"충돌 피하려고 선회...잠 덜 깨 제주와 교신"

2014.06.11. 오후 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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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에서 선박이 오고 있어 충돌을 피하려고 선회를 지시했다.', '자다가 나와 엉겁결에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았다.'.

세월호 첫 재판에서 새로 나온 진술들입니다.

김범환 기자입니다.

[기자]

476명을 태운 세월호 침몰 참사가 난 지난 4월 16일 진도 맹골수도, 세월호 맞은 편에서 급한 조류를 타고 미끄러지듯 선박 한 척이 올라옵니다.

사고 당시 당직을 맡은 3등 항해사 박 모 씨의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맞은 편에서 오는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려고 선회를 지시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직 항해사의 변호인은 당시 오른쪽으로 5도 선회를 지시했지만, 경력 15년의 조타수가 키를 너무 많이 돌려 세월호가 기울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인터뷰:사고 당시 조타수]
"(조타기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습니다. 제가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조타기가 유난히 많이, 빨리 돌았습니다."

당직 항해사가 사고 당시 선회한 이유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도에서 사고가 났는데 세월호에서 구조를 요청한 곳은 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였습니다.

[인터뷰:세월호 항해사]
"아, 저기 해경에 연락해 주십시오. 본선 위험합니다. 지금 배 넘어가 있습니다."

[인터뷰:제주 해상교통관제센터]
"귀선 어디십니까? 예, 알겠습니다. 해경에 연락드리겠습니다."

애초에는 보통 목적지를 교신 대상으로 설정해 놓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항해사 변호인은 자다가 일어나서 사고 지점을 잘 모르고 엉겁결에 제주 VTS와 연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인터뷰:안내방송]
"움직이지 마세요, 움직이면 더 위험하니까 움직이지 마세요."

이후 세월호에서 승객 대피 안내방송은 없었습니다.

일부 세월호 선원은 정작 안내방송조차 하지 않았는데 구명 장비를 펴려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한지형, 광주지방법원 공보판사]
"피고인 박 모 씨와 오 모 씨 등 일부 선원들은 배 안에서 구명벌을 터뜨리려 시도하거나 퇴선 후 해경과 함께 승객 구조활동을 했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항해사 1명의 변호인은 조타실에 있다가 9시 45분쯤 해양경찰에서 나오라고 해 구조된 뒤 신분을 알렸다며, 해양경찰과 상반된 주장을 펼쳤습니다.

[인터뷰:김경일,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정장]
"그때 긴박하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빨리 구조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승무원인지 선원인지 모르지 않습니까."

세월호 재판에 신청된 증거는 무려 천9백여 가지, 세월호 사고의 모든 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핵심 선원들이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양상을 보이면서 실체적 진실 규명도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YTN 김범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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