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자다 봉변, 뚜껑 열어보니 사체가…

겨울잠 자다 봉변, 뚜껑 열어보니 사체가…

2013.03.24. 오전 06:4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KTX 호남선 철로 공사장 옆 양봉장에서 겨울잠을 자던 벌들이 떼죽음을 당한 피해가 났습니다.

벌이 왜 죽었고 양봉업자가 벌 폐사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공사 업체는 어떤 입장인지 홍수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겨울나기가 끝난 벌통 뚜껑을 열어 보니까 죽은 꿀벌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바닥에는 색깔이 새까맣게 변한 죽은 벌들이 두툼하게 쌓여있고 곰팡이까지 피어 있습니다.

[인터뷰:조경원, 양봉업자]
"월동에 들어갔다가 다시 와해돼서 땅에 떨어진 벌들은 소동이 일어나서 땅에 떨어진 벌들은 올라 붙지 못하고 그대로 밑에 앉아서 죽은 것입니다."

벌통 바깥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사장 소음이 겨울잠을 자던 벌을 깨웠고 기온에 예민한 벌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얼어 죽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김종화, 양봉협회 전북지부장]
"영하 1도 이하로 떨어지면 (벌이) 못 올라옵니다. 그래서 이렇게 식량이 많은 상태에서도 벌이 스트레스로 인해서 싹 죽은 것입니다."

보상을 받긴 했지만 2011년에도 같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그 뒤에는 공사 완료 시기 이후에 맞춰 벌통을 들였지만 시기 예측은 허사가 됐습니다.

[인터뷰:조경원, 양봉업자]
"1년을 또 연장해 가지고 공사를 했기 때문에 그 소음으로 인해서 많이 벌이 희생된 것 같습니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 기간 연장 사실을 알릴 의무가 없고 기간을 연장해 공사를 하고 있는 것도 양봉업자가 알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공사 관계자]
"공사 진행 과정이랄지 이러한 것들은 다 알고 있는 사항이고 굳이 저희가 그 분한테 연장됐다는 이야기를 말씀 안 드렸다고 해서 그 분이 몰랐다고 하시는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습니다."

피해가 발생한 벌통과 공사장 까지 거리는 대략 20m 정도!

거기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다른 벌통에서는 벌이 죽지 않았습니다.

YTN 홍수기[hongsg@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