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병원 폐업...의료 공백

농촌 병원 폐업...의료 공백

2013.03.11. 오전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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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농촌 지역에 병원이 부족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부족한 병원마저도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일부 지역에선 새로 문을 여는 병원보다 폐업하는 병원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민 2만여 명이 거주하는 강원도 양구군 지역.

현재 이 곳엔 의원급 의료기관이 내과와 외과 단 2곳에 불과합니다.

피부과 한 곳이 있었지만 개업한지 2년도 안돼 문을 닫았습니다.

오는 9월 첫째 아이를 출산할 예정인 주부 이은자 씨.

사는 곳 근처에 병원 사정이 여의치 않다 보니 2주에 한 번 인근 도시로 나와 원정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인터뷰:이은자, 임신부(강원도 홍천)]
"저희 동네는 시설도 별로 안좋고 큰 도시로 와서 시설 좋은 곳에서 아기를 낳으려고, 거리가 좀 있으니까 걱정이 되는데 미리 (출산)준비 하려고 하거든요."

농·산·어촌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병의원이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해 폐업한 소규모 의원은 전국적으로 모두 1,625곳.

특히 강원도나 충북, 전남의 경우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은 의원이 새로 문을 연 의원보다 더 많았습니다.

병원 폐업이 늘다 보니 아예 진료를 받을 수 없는 과목도 부지기수입니다.

18개 시, 군이 있는 강원도의 경우 이비인후과가 없는 곳이 절반인 9개 시·군에 달하고 피부과는 5개 시·군을 제외한 무려 13개 시·군에서 진료를 받을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응급실이나 기본적인 의료장비를 갖추지 못한 지역도 많다는 겁니다.

[인터뷰:신해철, 강원도 의사회장]
"1차 의료가 죽고 있다는거죠. 1차 의료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대형병원으로 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집중현상이 일어나고 있죠."

병원과 의사가 부족한 자치단체에서는 공중보건의사 재배치나 지역별 의사 할당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문을 닫는 병원이 늘고 무의촌이 확산되면서 농산어촌 의료공백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YTN 지환[haj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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