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분석기술...'냉동인간' 시대 연다!

액체 분석기술...'냉동인간' 시대 연다!

2012.04.06. 오전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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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실베스타 스텔론과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영화 '데몰리션 맨'은 냉동인간이 된 형사를 깨워 악당을 퇴치하는 내용인데요, 이 '냉동인간'이 현실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액체를 원자단위까지 관찰하고 분석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인류의 숙원인 '냉동인간' 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냉동인간의 경우 해동 과정에서 얼음이 재결정화면서 세포가 파괴되는 데 이때 진행되는 현상을 분석해 결빙현상을 막아주면 냉동인간의 부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80년간 과학기술계의 숙원이었던 액체분석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이정용 교수팀이 탄소소재인 그래핀을 이용해 액체 내에서 성장하는 결정 등을 원자단위까지 분석하는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인터뷰:육종민,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 제1저자]
"그래핀 사이에 액체를 가둠으로 해서 액체가 고진공에서 증발하는 것을 막아주었고요. 그리고 또 그래핀이 투명하기 때문에 액체 안에서의 원자단위 수준의 관찰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차세대 신소재 연구에 필수적인 장비인 투과전자현미경을 동원해 나노 단위의 얇은 그래핀를 만들어 그사이에 액체를 넣어 관찰하는 게 기술의 핵심입니다.

투과전자현미경을 사용할 경우 액체를 담을 수 있는 용기와 현미경 안에서 전자빔과 기판의 상호작용 등으로 어려웠던 액체 분석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액체 속의 많은 과학현상들을 원자단위로 규명할 수 있는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기술은 액체가 고체로 결정화되는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어 나노 크기의 재료 제조와 전지 내에서 전해질과 전극 사이의 반응, 액체 내 각종 촉매반응 등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혈액 속 바이러스 분석과 몸속 결석의 형성과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인터뷰:이정용,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관찰이 불가능했던 액체 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원자 하나하나 단위로 전자현미경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되어 이 분야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사람의 혈액 속에서 일어나는 유기물과 무기물의 반응까지도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4월호 6일자에 실렸습니다.

YTN 이정우[ljwwow@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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