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 호우 비상, 심상찮은 가을장마...원인은?

게릴라 호우 비상, 심상찮은 가을장마...원인은?

2018.08.29. 오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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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기성 /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앵커]
오늘 밤사이에도 중북부 지방에 또 이른바 물폭탄이 쏟아질 전망이라고 하는데요. 케이웨더의 반기성 예보센터장 모시고 같이 분석하고 같이 걱정하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어제도 오셨었는데 상황이 좀 심상치 않아서 오늘 또 오시라고 그랬어요. 어제 사실 호우 대비해야 한다, 이런 말씀을 해 주셨는데 정말 많은 비가 내렸거든요. 가을 장마 정말 심상치 않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예상보다 정말 훨씬 더 많이 내렸다고 봅니다. 사실 어제 낮부터 충청지역에서부터 호우대가 올라왔습니다. 그러면서 오후 중반 정도는 경기 남부지역에 많은 비가 내렸거든요. 그리고 수도권으로 계속 북상을 했습니다.

저희들이 그걸 레이더 에코더라고 하는데 강수대죠, 강한 비구름대가. 그래서 서울 쪽은 그래도 그때는 비를 많이 안 내리고 북쪽으로 올라갔습니다, 경기 북쪽으로. 그러길래 서울 쪽은 일단 많이 온다고 예보를 냈지만 내일 새벽 정도나 오겠구나, 찾아내려오면서. 그렇게 예상을 했는데 하여튼 저는 굉장히 독특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이게 경기 북쪽으로 올라가던 게 갑자기 뭔가 당긴 듯이 그러다가 서울로 내려온 겁니다, 저녁 7시에. 그런데 이렇게 올라가던 게 내려오는 건 정말 보기 드물거든요. 그래서 이걸 분석을 해 보니까 북쪽에서 한기가 내려오면서 혜주 쪽에 고기압이 생겨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기압골, 강수구름대가 올라가다가 어디 꼭 튕긴 듯이 다시 서울로 내려오면서 서울 쪽에 아주 짧은 시간에 엄청난 비를 내렸죠. 이렇게 내려온 비가 구름대가 또다시 야간 늦게 자정 무렵에 다시 또 올라가요.

그런데 실제로 저희들이 날씨 예보를 해 보지만 이렇게 올라갔다 내려왔다 올라갔다 이렇게는 안 해요. 일단 올라가서 어느 정도 시간이 있은 다음에 내려오는 형태가 되는데 아주 짧은 시간에 정말 게릴라같이 딱 치고 내려오고 또 딱 치고 올라가버리고 또 올라가고. 그러면서 다시 올라간 게 오늘 새벽에 경기 북부하고 강원 영서 북부에 엄청난 물폭탄을 쏟아부은 것이죠.

[앵커]
정말 그래서 게릴라성 폭우라는 말을 저희가 붙인 것 같은데 시간당 100mm가 왔다고 해요. 철원 같은 경우에는. 이게 어느 정도입니까?

[인터뷰]
진짜 지금까지 우리나라 강수 기록에서 시간당 100mm 정도가 기록된 게 2011년에 우면산 산사태 당시에 그때 관악 지역이 한 100mm 정도 내렸습니다. 그래서 물이 하나도 안 빠지죠.

저는 제가 직접 눈으로 본 건 한 40mm, 시간당. 본 적이 있는데, 전투비행단에서. 온 비행단 전체가 다 호수로 변해 버립니다.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2시간 딱 40mm가 내리니까. 실제로는 80mm밖에 안 내린 거거든요.

물론 비행단은 평지니까 그럴 수가 있는데 저렇게 100mm가 오면 저거는 앞도 안 보입니다. 제가 40mm 때 오는 거 보니까 양동이로 쏟아붓는 것 같았거든요. 100mm라면 거의 앞도 안 보이고 글쎄요, 어느 정도라고 도저히 비교하기가 어렵다고 저는 봅니다.

[앵커]
지금 왔다 갔다 하고 일관성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예상하기 정말 힘들 텐데 오늘도 어찌됐든 중북부, 서울, 경기 상당히 밤사이에 오후인가요, 밤인가에 지금 비가 많이 내린다고 예보가 되어 있는데. 어제 정도, 어제 이상으로 올까요, 어떨까요?

[인터뷰]
일단 지금도 아직도 주력은 경기 북부하고 강원 영서 북부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연천 쪽도 400mm가 넘었는데 일단 서울은 오후 4시 전후서부터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요. 그래서 밤새도록 서울 쪽은 경기 남부까지는 비가 내릴 겁니다.

주로 오늘 오후부터 내일 오전 사이에는 수도권과 강원도 지역이 주로 비가 내리는 지역이 되는데 어제같이 그렇게 예상하기 정말 힘들 정도로 그런 게릴라성 호우가 내릴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경기 북부하고 강원 영서 북부가 이미 엄청난 비가 내렸거든요.

이런 상태에서 약간의 비만 더 내려져도 엄청난 재난이 발생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산사태라든가 축대 붕괴라든가 범람이라든가. 지금도 워낙 많이 내리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래서 일단 지금 기상청에서는 경기 북부, 강원 영서 북부 쪽으로 내일까지 250mm 이상 냈다면 그렇다면 거의 이틀이 안 돼서 700mm 가까운 호우가 내린다는 거거든요.

이 정도는 옛날에 루사 올라왔을 때 강릉에 870mm 빼놓고 내린 적이 없거든요. 엄청난 피해가 일단 예상이 되고요, 그렇다면. 다만 서울이라든가 경기 남부라든가 이런 지역은 어제보다는 더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저는 봅니다.

왜냐하면 경기 북부 같은 데 이런 쪽으로 오히려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고요. 어제 서울 쪽으로 180mm, 짧은 시간에 내려서 피해가 극심했는데 오늘 저녁도 한 150mm 내외 정도. 어제와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정도로 예상을 합니다.

[앵커]
지금 센터장님 말씀대로라면 물론 서울도 그렇지만 정말 걱정되는 게 경기 북부 쪽하고 강원 영서인데요. 그쪽은 그러면 정말 대비를 더 철저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저는 그래서 이거는 저지대 지역 있지 않습니까? 침수지역 그다음에 산사태 위험지역 그다음에 축대붕괴 위험 지역에 있는 주민들은 지금 빨리 대피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미리 대피를 하셔야지 일단 무너지고 나면 인명피해가... 그런데 오늘 같은 경우는 아마 이 정도 비가 계속된다면 경기 북부나 강원 영서 지역은 산사태가 엄청 많이 발생할 거로 저는 얘기를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항상 가장 중요한 게 태풍이나 집중호우 때는 이런 재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거주하시는 주민들은 미리 대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산사태가 나는 것이지 예고를 하고 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을 각 지자체라든가 현장에 계시는 공무원분들께서.

[앵커]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지금 가동 중이니까 그런 것을 좀 감안해서 지금 대책을 세워야 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지금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상상황, 역시 지구온난화 때문인가요?

[인터뷰]
저는 그게 가장 크다고 봅니다. 정말 몇 년 동안 비가 많이 오지 않다가 작년에 한 300mm 이상 오는 비가 4번 있었는데 그때를 보면서 느꼈던 게 우리나라 기후가 정말 많이 변하고 있구나. 최근에 통계도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지금 최근에 우리나라 여름철에 보면 비 오는 강수량은 늘어나고 있는데 양은 줄어들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거는 실제로 강수 집중도가 커진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비 오는 패턴을 바꾸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예상하기 어려운 이러한 정말 돌발적인 게릴라성 호우라든가 일부에서는 아열대성 스콜이라고 얘기하는데 이런 것들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앵커]
지금 예상 어렵고 기상청 예보 어렵다는 건 알겠는데 이런 기사가 하나 있었어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예측 불허의 날씨 상황에 대해서 기상청에 계신 분이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당황스럽다.

상상하지 못한 현상이다라고 하면서 입이 딱 벌어질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했다고 그러는데 이게 참... 이거 듣는 사람 입장 입이 딱 벌어질 얘기 같은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사실 우리 국민분들께서 들으실 때는 기상청이 어떻게 보면 예보 책임자가 저렇게 얘기할 수 있느냐는 관점도 있을 수 있는데 저는 기상청에서 근무는 안 했지만 같은 예보 생활을 하는 예보자로서는 이해는 되더라고요.

어제 서울 같은 경우 경기 북부 호우는 그래도 예측이 됐던 건데, 사실 거기는 250mm 이상 예상했으니까 그러나 서울 어제 밤중에 집중적인 단시간의 호우는 정말 독특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그걸 보면서 이건 대체 내 상상을 넘어선다,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느냐 싶은데.

[앵커]
그걸 취재하던 기자가 지나치게 받아들인 거 아닌가, 그런 말씀이신 거죠, 지금?

[인터뷰]
어쨌든 그 정도로.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그렇게 받아들일 수는 있겠다 싶어요.

그래서 최근에 뉴욕주립대의 나심 탈레브 교수라고 있는데 이 양반이 블랙스완 현상이라는 걸 얘기했는데 블랙스완은 검은 백조 아니겠습니까? 검은백조는 없죠. 잘 나타나지 않는데 지금까지 한 번 나타났어요. 이분이 그랬어요.

이런 기후변화로 인해서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어떤 현상을 블랙스완적 기상현상이라고 얘기를 하자. 그런데 아마 저는 기상청의 이분이 자기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고 본 거예요. 어떻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겠느냐.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분도 꽤 오랜 동안 예보관 생활을 했을 것 같은데 그런 경우가 없었다는 거겠죠. 그렇다 보니까 아마 그런 얘기를 한 것이 아닌가.

[앵커]
그렇죠. 그럴 것 같은데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어찌됐든 그렇다 보니까 기상청이 지금 예보를 하는 거냐, 중계를 하는 거냐. 그러니까 기상예보청인데 무슨 기상중계청 같다, 이런 얘기까지 나와요.

[인터뷰]
어제는 실제 그랬죠. 그러니까 실제로 나빠지고 나서부터 어떻게 보면 예측을 미리 해서 충분한 리드타임이라고 하죠. 우리가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지 못했고 예상을 못했고 그러다 보니까 사실 어떻게 보면 기상청의 책임이 정확하니 기상예보를 해서 국민들의 안전과 재산을 보호해 주는 게 주 책임인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상당히 부족했던 것만은 사실입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지금 폭염이 지나고 모기가 많아졌다, 이런 얘기가 지금 들려요, 많이 들려요. 지금 원래 이렇게 모기가 이쯤이면 많아집니까?

[인터뷰]
실제로 모기가 올해 없었던 게 폭염 때문입니다. 기온이 높아지면 일단 30도가 넘어가면 모기들이 잘 활동을 안 합니다. 35도 넘으면 생식행위조차도 일절 안 하거든요. 거기다 비가 안 왔어요.

비가 와서 웅덩이가 많아야 얘들이 계속 번식을 하는데 그러다가 폭염이 한풀 꺾이면서부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고 태풍이 올라오고 또 기온이 20도로 내려갔단 말입니다, 이제는. 그렇다면 모기들이 가장 활동하기 좋은 그런 기온대로 접어들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여름철에 가장 극성을 부릴 때는 모기는 안 보이다가 요즘에 와서 모기들이 오히려 활개를 치는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남은 기간도 올해는 어떻게 보면 9월까지는 기온이 높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평년보다는.

그래서 모기가 좀 오래 생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비가 오고 나면 주변 웅덩이 같은 데 물에 소독약을 뿌리셔서 방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님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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