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의 마술...제주 해상에 쌍둥이 용오름

한파의 마술...제주 해상에 쌍둥이 용오름

2017.12.05. 오후 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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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윤 / 과학재난팀 기자

[앵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맹위를 떨치면서 제주도 해상에는 오늘 쌍둥이 용오름이 발생했습니다. 용오름은 국내에서는 무척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과학재난팀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전국적으로 상당히 맹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요. 제주도에서 용오름 현상이 나타났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아침 제주도 인근 해상에서 용오름이 관측됐는데요. 화면부터 보시죠.

[앵커]
누가 찍었습니까?

[기자]
기상청에서 제공한 화면입니다. 오늘 오전 10시쯤이었는데요. 제주도 서귀포 남쪽 해상인데요 먹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멀리서 자세히 보시면 하얀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쳐 올라가는 게 보이시나요?

[앵커]
두 곳에서 발생한 겁니까, 동시에?

[기자]
맞습니다. 그런데 그 옆으로 또 하나의 물기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오름은 가끔 관측되곤 했지만, 이렇게 쌍둥이 용오름이 나타난 것은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물도 같이 올라간 게 맞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용오름은 왜 일어나는 거죠?

[기자]
오늘 같은 경우는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가 찾아오면서 이런 현상이 찾아온 건데요. 그래픽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보시죠. 밤사이 우리나라 상공에는 영하 35도에 달하는 찬 공기가 남하했는데,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바다 위로 밀려오게 되면서 강력한 하강, 상승 기류가 만들어졌고, 이 가운데 강력한 상승 기류가 바다의 물을 끌어 올리면서 용오름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앵커]
용오름이 바다에서 발생했는데 육상에서, 육지에서 발생하면 피해를 주기도 한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2014년에는 고양시 일산 서구 한 마을에서 나타났습니다. 당시 내륙에서 발생한 회오리바람으로 비닐하우스 20동 이상이 파손되고, 인근 지역에서는 정전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6월이었거든요. 낮 더위로 대지가 뜨겁게 달궈진 상황에서 찬 공기가 밀려오며 나타난 현상입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용오름이 내륙이 아니라 해상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카메라에 많이 잡히는 용오름 현상은 울릉도 지역에서 나타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12년 10월쯤이었는데요. 울릉도 부근에서 촬영된 영상입니다. 지금 보이고 있죠. 훨씬 두꺼운 용오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뒤로 또 하나의 용오름도 보입니다. 이번 제주도와 비슷한 쌍둥이 용오름입니다.

또 울릉도에서 나타났던 용오름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지금 보는 영상은 이전보다는 1년 앞서 촬영된 영상인데 물기둥이 훨씬 더 강력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앵커]
뭔가 바다와 하늘 구름이 연결된 것 같은 느낌도 듭니다.

[앵커]
앞서서 오늘 같은 경우에는 상층부에 영하 35도의 차가운 공기가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하는데 주로 겨울에 발생하나요?

[기자]
아까 말씀드린 대로 내륙에서 발생했던 경우는 여름이었습니다. 그때는 한낮의 대지가 뜨거워진 상태에서 차가운 공기가 내려왔기 때문에 만들어졌고 이번 같은 경우에는 해상이 따뜻하니까 또 기온 차로 인해서...

[앵커]
위에 상층부와 육지나해상의 기온 차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서 용오름이지만 미국에서는 토네이도라고 부르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 토네이도 같은 경우는 강력한 소용돌이로 저희가 알고 있잖아요. 지상의 모든 것을 파괴하는 기상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봄철에 산맥을 통해서 찬 공기가 밀려오면서 나타나게 되는 현상인데 5월에는 미국의 평원 지역에서 하루 평균 6개 정도의 토네이도가 발생해서 큰 피해를 줍니다.

또 토네이도는 보통 지름이 평균 150~600m 정도고요. 시속 40~80km 달하는 속도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특히 수명이 긴 강력한 토네이도의 경우에는 최대 풍속이 시속 500km 이상에 달하고 또 수백 킬로미터 이상까지 휩쓸고 지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 저희가 계속해서 용오름은 추위가 만들어낸 현상이다 이런 설명을 시청자 여러분께 드리고 있는데 오늘 너무 춥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오늘 많이 추우셨을 텐데요. 용오름을 만들어낸 찬공기가 올 최강 한파를 가지고 왔습니다. 오늘 아침 기온을 정리해봤는데요. 오늘 아침 설악산 기온이 영하 20도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파주 기온이 영하 11.8도, 서울 영하 8.2도, 광주도 영하권이었고요. 물론 부산 지역도 영하 2.4도 등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서 가장 추운 날씨였는데요.

그런데 앞으로 날씨가 점점 더 추워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픽을 보시면 이번 주말까지는 아침에만 영하권의 추위가 이어집니다. 하지만 낮 기온 그래프를 보시면 다음 주에는 한낮기온도 지금 서울 기온인데요. 영하 2도까지 떨어지거든요. 다음 주는 정말 본격적인 겨울 한파가 시작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음 주 일, 월, 화요일. 이때 추위를 대비하셔야겠군요. 과학재난팀 정혜윤 기자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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