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 기자 질문에 '정색'

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 기자 질문에 '정색'

2017.07.17.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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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 기자 질문에 '정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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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테니스 스타 앤디 머리가 기자회견에서 뛰어난 성 평등 의식을 드러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2일, 앤디는 윔블던 테니스 남자단식 8강전에서 미국의 샘 퀘리에게 패배한 뒤 인터뷰를 했다. 당시 한 언론매체 기자가 "앤디, 샘은 2009년 이후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한 미국 선수인데 당신은..."이라며 상대 선수에 대해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그때 갑자기 앤디는 기자의 질문을 가로막고 "남성 선수죠"라고 정정했다. 기자는 자신이 왜 방해받았는지 모르겠다는 듯 "네?"라고 되물었고, 앤디는 다시 한번 "최초의 미국 '남성' 선수죠"라고 지적했다.

세계 최고의 테니스 여성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가 바로 미국인이며, 그녀는 2009년 이후로 무려 12번이나 그랜드 슬램에서 우승했다. 그뿐만 아니라 비너스 윌리엄스, 매디슨 키스 등 미국 여성 테니스 스타들도 2009년 이후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한 경력이 있다. 따라서 앤디의 지적대로, 샘은 2009년 이후 메이저에 진출한 최초의 미국 '남성' 선수라고 해야 옳다.

머리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질문 오류를 지적한 적이 있다. 작년 리우 올림픽에서 영국 기자가 앤디에게 "올림픽 테니스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2개 땄다"고 앤디를 치켜세우자, 그는 "비너스와 세리나는 4개씩 땄다"고 밝히며 민감한 성 평등 의식을 드러냈다.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테니스 종목 역시 성차별이 존재함을 지적한 것이다. 기자들은 그저 말 한마디 실수한 것이 아니다. 기저에 깔린 사고방식은 평소 무의식적인 언행에 가장 먼저 드러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 선수가 여성에 대한 차별 발언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즉석에서 교정하기란 쉽지 않다. 이것이 앤디 머리가 온라인에서 '성 평등 의식을 가진 진정한 스타'로 추앙받는 이유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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