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패러다임 바꾼 알파고...놀란 바둑계, 이제는 배움으로!

바둑 패러다임 바꾼 알파고...놀란 바둑계, 이제는 배움으로!

2017.05.29. 오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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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찬우 바둑 기사 / 프로 6단, 김동민 / YTN 스포츠부장

[앵커]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와 사실상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의 대결이 싱겁게 알파고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대회가 토요일에 모두 끝이 났는데요. 프로기사 김찬우 6단, 그리고 YTN 김동민 스포츠부장과 함께 이번 대회가 남긴 의미 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알파고가 커제를 완승하고, 커제를 상대로 완승을 하고 바둑계를 떠났습니다. 더 이상 적수가 없어서 떠난 거라고 봐야 되나요?

[기자]
예상대로 힘들겠다 했지만 조금 싱겁게 끝난 면이 있고요. 총 전적이 그래픽으로 하나 만들었는데 인터넷 대국을 통해서 프로기사들과 60번을 뒀습니다. 60승을 거뒀고 이세돌 9단과 작년에 5번을 둬서 4승 1패.

그리고 이번에 커제 9단 상대로 3승. 그리고 중국의 5명의 프로기사, 정상급 5명을 연합해서도 승리를 했고 페어바둑은 알파고가 양쪽에 다 있었기 때문에 총 68승 1패를 거두고 바둑계에서 떠났습니다.

[앵커]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 됐군요.

[기자]
그렇게 됐습니다.

[앵커]
직접 바둑을 두는 입장에서 알파고의 수를 봤을 때 느낌이 어떠셨나요?

[인터뷰]
알파고는 사람들 같은 경우는 목적을 가지고 수를 쓰거든요. 연결하겠다, 끊겠다 이런 목적이 있는 반면에 그래서 사람들끼리 두면 그걸 연결하려고 하면 끊으려고 하고 그러면서 서로...

[앵커]
심리전을 벌이잖아요.

[인터뷰]
그렇죠. 기세 충돌이라는 게 일어나는데요. 알파고 같은 경우에는 이기는 확률이 높은 수를 선택을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사람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수를 써도 거기에 반발을 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자유분방하게 자기가 두고 싶은 곳에 둬버리거든요. 그러니까 사람이 보폭을 쫓아가기 어려운 측면이 있죠.

[앵커]
그래서 작년에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 맞붙을 때도 예상치 못했던 수들이 나오면서 이게 과연 실수냐 아니면 정말 알파고만의 특유의 그런 수냐 이런 평가들이 많았잖아요.

[인터뷰]
알파고가 둔 수 중에서 실수라고 말할 수는 나오지 않았다고 봐야죠.

[앵커]
실수가 아니라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기기 위해서 둔 수다?

[인터뷰]
얼핏 봐서는 실수 아니냐고 했는데 나중에 기사들이 검토했을 때는 이게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라는 평이 많았죠.

[기자]
이번에 커제 9단도 어떤 인터뷰를 했냐면 잘 이해가 안 가는 수를 둘 때도 있다, 상대방이.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그 뜻이 읽혀졌을 때 좀 무서웠다. 두려웠다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 것이 바로 김 사범께서 얘기해 주신.

[앵커]
냉정한 모습이 정말 두려웠다 이런 얘기도 인터뷰에서 했던 기억이 있는데 바둑계에 알파고가 남긴 점이 있다면 뭘 꼽을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동안은 바둑계가 승부 위주로 가면서 속기로 점점 변했었거든요.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지를 정확하게 봐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생각의 폭이 좁아졌었는데 알파고는 짧은 시간에도 많은 것을 검토하면서 대국을 했었거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의 바둑은 승부의 관점에서 벗어나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엿보면서 바둑을 둘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부분이 남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앵커]
물론 알파고의 바둑을 두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 68승 1패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엄청난 실력을 보면 바둑을 두면 둘수록 더 알파고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였잖아요.

[기자]
네, 그래서 떠난 것 같습니다. 더 이상 바둑계에서 할 것이 없다라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사실은 커제 9단하고 둔 바둑보다도 더 놀라운 것이 뭐냐하면 사실 알파고 대 알파고가 둔 바둑을 구글이 50국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공개하고 있고 실제로 일부가 공개돼서 그것이 사실 바둑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게 일부가 공개가 됐다고 하셨으니까 좀 복기해 볼 수 있나요?

[앵커]
저희가 바둑판도 준비를 해봤는데요.

[앵커]
쉽게 설명해 주시면 시청자 여러분도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수들이 과연 놀랍게 한 것인지 저희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흑도 알파고고 백도 알파고입니다. 보통 이런 초반 포석이 많이 나오는 포석인데.

[인터뷰]
여기까지는 사람도 많이 쓰는 거죠.

[기자]
보통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갈라칩니다, 이렇게.

[인터뷰]
갈라치면 이쪽을 넓게 모양을 만들면서 이렇게 간다든지 또는 이렇게 다가오고.

[기자]
이런 식으로 많이.

[인터뷰]
이 모양을 크게 키우는 바둑을 많이 두는데요.

[기자]
프로들 바둑에서 많이 나오는 장면이에요.

[인터뷰]
알파고는 걸쳐놓고요.

[기자]
백의 알파고를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인터뷰]
평범하게 받으니까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이 아래쪽의 흑의 발전성을 여기를 이렇게 붙여가는 수가 아주 놀라운 수였죠.

[앵커]
그게 왜 놀라운 수라고 봐야 되는 거죠?

[인터뷰]
지금 사람의 기국에서는 나온 적이 없는.

[기자]
쉽게 말씀드리면 제 아들이 한 15급 됩니다. 바둑을 배운 지 얼마 안 돼서. 아들이 뒀다고 생각하면 믿어집니다. 이 수가. 그 정도로 초보자가 둘 수 있는, 그러니까 땅따먹기라고 보통 표현하잖아요. 바둑은 결국 땅따먹기니까요.

[앵커]
고수들은 좀처럼 두지 않는 수다.

[기자]
고수가 하수한테는 둘 수 있죠. 어떻게 해도 내가 너를 다룰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거는 비슷한 알파고끼리 저렇게 붙인다는 것은 뭔가 계산을 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저게 무서운 수입니다. 그래서 흑이 이렇게 젖혀서 받으니까 또...

[인터뷰]
그러니까 알파고는 상당히 위쪽으로 상대 돌이 뻗어나오는 것을 싫어하거든요. 돌이 위로 웃나오지 못하고 위에서 누르고 있는 거예요. 자꾸 눌러가서 발전성을 제압하는 거죠.

[기자]
여기서 보통으로 두면 이렇게 한 칸을 뛰거나 어깨를 짚거나 띄워서 공간을 두는 게 보통 프로의 바둑이거든요. 그런데 붙여서 둔다는 게...

[인터뷰]
타이트하게 붙어오면 상대도 바짝 붙었기 때문에 같이 대응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앵커]
방어하는 기술도 남다르군요.

[인터뷰]
그렇죠. 바짝 다가왔기 때문에 이렇게 뒀는데요. 여기서 또 이렇게 계속 상대를 눌러가는 거죠. 이 돌하고 이 돌 사이를 갈라나가는 거고요. 여기에서 이쪽 돌도, 이 돌도 주목해서 봐야 되는데 이 돌이 지금 이쪽을 막을 것이냐 이쪽으로 막을 것이냐 지금 안 하고 있거든요. 이쪽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상황을 봐서 얘도 싸움에 뛰어들겠다, 이러고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그런데 이쪽에서 흑이 가만히 참았습니다, 이렇게 돌을. 이때 돌이 좀 뭉쳤죠. 그러니까 이쪽은 강해졌으니까 이쪽으로 싸움을 거는 것이 아니라 이쪽으로 젖혀서 상대로 하여금 뭉친 모양을 만들어놓고 경쾌하게 이쪽을 이렇게 전개를 해나가니까 여기서 뭔가 흑의 발전성이 제압이 되면서 뭔가 백이 좀 더 편해진 느낌이 왔는데 이런 바둑은 사실 아주 변화무쌍한 바둑이고 지금 바둑계의 기성으로 추앙받는 오청원 선수가 상당히 변화무쌍한 바둑을 즐겼는데 이 정도까지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놀라웠죠.

[기자]
그래서 이걸 지금 보시면 이게 처음에 이게 없을 때 하고 이렇게 보면 여기 이렇게 발전 가능성이 흑이, 이렇게 넓거든요. 이거를 붙인 수 두 번으로, 붙이는 수 두 번으로 줄여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 흑의 발전을 좁게 하고 두니까 이렇게. 여기가 거꾸로 백이 세력이 좋아지고 흑은 최대한 눌러버리고. 그러니까 이거를 초보자가 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붙이는 수 같은 경우에. 그런데 이걸 알파고 대 알파고가 둔 바둑에서 초반에 이렇게 뒀다는 것은 아마 프로기사들이 보면 경악, 충격 이렇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만약에 그런 수를 알파고와 인간이 뒀다면 사실 그 수싸움에서, 기싸움에서 밀리겠네요, 인간으로서는?

[인터뷰]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크죠.

[앵커]
당황하면서 이게 뭘까, 어떤 전략일까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은데요.

[기자]
개인적으로 저는 제가 아마추어지만 커제 9단한테는 이런 수를 안 뒀거든요. 부분적으로 뒀지만 이렇게 초반부터 안 둔 이유는 사람이니까 이기기만 하면 되니까. 이기기만 하면 되니까 이 정도만 둬도 충분해, 이렇게 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들 정도로 이걸 볼 때 깜짝 놀랐어요.

[앵커]
그런 과정을 거쳐서 그런지 커제 9단 같은 경우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나 싶어요.

[기자]
오늘 LG배 세계대회가 32강전이 열립니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데 한중전이 8경기가 있어요. 한국 기사와 중국 기사가 8명이 대결을 했는데 한 명만 반집을 이기고 7명이 다 중국 기사가 이겼습니다. 이세돌 9단도 졌고요. 커제 9단은 이겼습니다.

잘 두는 사람과 바둑을 두면, 그때 이세돌 9단도 알파고 이후에 9연승을 거뒀거든요. 그러니까 센 사람하고, 사람은 아닌데 센 경쟁자와 뒀을 때 그 이후에는 실력이 는다. 커제 9단도 이기고 중국 기사들이 한중전 8경기 중에서 1승 7패면 참패입니다. 7명이 다 졌다는 것은.

[앵커]
비록 중국기사들에게 우리가 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세돌 9단이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이기 때문에 사실 커제 9단이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이 맞붙을 때 자신은 이길 자신이 있다, 알파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이렇게 호언장담하기도 했잖아요?

[기자]
처음에서 그렇게 많이 했죠.

[인터뷰]
자신감을 표하고 이세돌 9단에 대해서 안 좋은 얘기도 해서 그런 부분이 한국 바둑팬들의 분노를 많이 샀는데요. 그 당시보다 또 알파고가 더 세졌기 때문에 지금은 사람이 이기기는 힘든 수준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됩니다.

[기자]
그러니까 조훈현 국수가 그런 예전에, 바둑의 신이 있다면 세 점 깔고 네 점깔고 하면 이기겠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 제가 아까 김찬우 6단에게 과연 알파고에게 맞두는 게 아니라 깔고둬야 되는 수준이 된 거 아니냐 이렇게 여쭤봤거든요. 대답을 한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인터뷰]
그전에 이번에 알파고 대결이 열리기 전에 중국 쪽에서 관계자 얘기로는 알파고하고 정상급 기사하고 2점의 대결을 추진을 했었다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국기원의 반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결국은 무산이 되고 상담기가 열렸죠, 그런 걸로 봐서는 2점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기자]
지금 오늘 LG배 32강전 16경기 바둑이 있었는데 모처럼 전부 다 알파고의 바둑 영향받은 수들이 많이 나왔어요. 100수, 200수 엄청나게 나옵니다. 그러니까 지금 바둑은 완전히 다른 시대로 가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공개된 알파고의 기보를 보면서 바둑계가 더 발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까지 김찬우 6단 그리고 YTN 김동민 스포츠부장과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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