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품격과 투혼' 올림픽 정신 보여준 이대훈

'패자의 품격과 투혼' 올림픽 정신 보여준 이대훈

2016.08.26.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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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품격과 투혼' 올림픽 정신 보여준 이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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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훈 / 리우올림픽 태권도 68kg급 동메달리스트

[앵커]
리우올림픽 태권도 68kg급 동메달리스트 이대훈 선수. 8강 전에서 아쉽게 패한 뒤에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페어플레이정신, 그리고 부상에 굴하지 않는 투혼으로 모두를 감동하게 했는데요.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이대훈 선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조금 전에 본인의 얼굴 나가는 영상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인터뷰]
일단은 시합 끝나고 처음 하이라이트를 봤는데 그때의 생각이 다시 나는 것 같아요.

[앵커]
좀 뭉클해지세요?

[인터뷰]
네. 어제 귀국하셨죠?

[인터뷰]
어제 새벽 5시에 도착했습니다.

[앵커]
귀국하고 나서 제일 먼저 뭐하셨어요?

[인터뷰]
제일 먼저 청와대에 가는 일정이 있어서 급하게 씻고 그리고 청와대에 갔습니다. [앵커] 가족들 보실 시간은 있으셨는지 모르겠어요.

[인터뷰]
공항에 마중을 나와 주셨는데 시간이 그렇게 마땅하지 않다 보니까 잘 못 보고 헤어져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어요.

[앵커]
올림픽 끝나면 해야지 하고 미뤄놓은 것들이 많을 것 같아요. 어떤 계획들을 가지고 계세요?

[인터뷰]
일단은 올림픽 끝나고 제일 먼저 하고 싶었던 게 머리를 다듬는 거였거든요. 브라질에 워낙 오래 가 있다보니까 머리가 너무 많이 길어서 단정하지 못해서 그런데 머리는 다듬어서 잘한 것 같고 이제 푹 쉬었으면 좋겠어요.

[앵커]
제가 포털사이트에서 이대훈 선수 이름을 검색해 봤더니 연관검색어에 찬열이 뜨더라고요. 찬열 누구인지 아세요?

[인터뷰]
네, 당연히 압니다.

[앵커]
알고 계셨어요, 연관검색어에 뜨는 거?

[인터뷰]
연관검색어에는 이번에 올림픽이 끝나면서 생긴 걸로 알고 있어서 그건 몰랐었어요.

[앵커]
저희 회사에 엑소의 찬열 씨 누나가 회사에 다니고 있어요. 그걸 보고 이대훈 선수가 더 잘생긴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인터뷰]
그건 가족이다 보니까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앵커]
부끄러우시군요. 이대훈 선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브라질에서도 인기가 상당히 많더라고요. 브라질에서 현지 관중들이 같이 셀카 찍고 싶어서 뒤에서 끌어당기는 모습이 화제가 됐거든요. 지금 사진 나가고 있죠.

[인터뷰]
경기를 하다가 스태프 분들이 제지를 하셔서 못 찍었는데 시상식이 끝나고 나서는 찍어도 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가서 찍으니까 사랑스럽게 응원을 해 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셔서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저는.

[앵커]
브라질 관중들이 모든 외국 선수들한테 저렇게 셀카를 찍자고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본인이 생각했을 때 어떤 매력이 저렇게 현지 관중들한테도 호감을 준 것 같아요?

[인터뷰]
저는 정확히는 알지 못하겠지만 제가 올림픽을 뛰면서 생각을 하고 뛰었던 게 지루하지 않은 태권도를 하기 위해서 많이 적극적으로 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고 그리고 또 이기나 지나 상대방을 배려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거기서 저렇게 많은 사랑을 주셨나 하는 생각을 해요.

[앵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관중들도 호감을 가졌던 것 같아요. 경기 얘기를 해볼게요. 8강 전에서 한 수 아래라고 평가했던 요르단 선수한테 졌어요. 예상을 하고 간 경기였나요?

[인터뷰]
한 수 아래라고 생각을 하지 않았고요. 요르단 선수가 무릎 부상 때문에 작년부터 시합을 뛰었지만 모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어요.

그러다가 대진이 8강에서 붙게 됐는데 방심은 하지 않았고 요르단 선수를 이기기 위해서 모든 준비를 다 잘 했고요.
그런데 붙어보지 못했고 처음 붙어보는 상대여서 조금 어려움이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앵커]
경기가 끝나고 나서 축하해 주는 모습, 팔을 번쩍 들어주는 모습이 국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어요. 이건 미리 준비를, 내가 지더라도 축하해줘야겠다 생각을 한 건지 아니면 즉흥적으로 그렇게 한 건지요?

[인터뷰]
즉흥적이라기보다는 제가 태권도를 하면서 많은 시합을 뛰면서 이기든 지든 상대방을 존중해 주는 선수가 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요르단 선수한테 질 것 같아서 지면 손 들어줘야 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고 그냥 올림픽을 오래 준비하고 올림픽을 마친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상대방이 워낙 또 잘했고 상대방의 기쁨을 더 축하해 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지금도 진심이 느껴지네요. 그때 이대훈 선수의 표정이 밝아서 막 채널을 돌리신 분들은 이대훈 선수가 이긴 줄로 착각했을 정도로 기쁜 표정을 지었어요.

그런데 궁금한 게 상대 선수한테 지고 나서 잠깐 멈칫했던 찰나의 순간이 있었는데요. 그때 어떤 생각을 했었나요?

[인터뷰]
멈칫한 건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일단 시합이 끝났을 때는 아, 끝났다, 졌구나. 저 선수 잘한다, 되게 경기를 잘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되게 치열했던 순간이라 제가 지지 않고 이겨도 승부가 갈팡질팡하고 되게 격했던 시합은 끝나고 나서 그 선수를 오래 쳐다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 선수는 얼마나 노력을 했을까 이런 생각도 들고. 또 요르단 선수도 얼마나 많이 준비를 하고 열심히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나 싶어요.

[앵커]
이런 인터뷰를 했어요. 모든 면에서 다 즐기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배웠다, 아주 훌륭한 선수라고 칭찬을 해 주었는데요.

패자부활전 여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인데 이런 인터뷰를 했어요. 지난 4년 동안 무엇이 이렇게 이대훈 선수를 성장시켰다고 생각하세요?

[인터뷰]
운동도 그렇고 운동 외적으로도 그렇고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사는 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수많은 경기를 이기고 지면서 그 한 경기, 한 경기에서 뭐든 하나라도 배우려고 했던 것 같아요.

[앵커]
항상 배우려고 했군요. 패자부활전을 거치고 동메달전까지 잘 올라갔는데요. 이때 다리통증이 심했다고요. 화면으로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는데요.

[인터뷰]
경기가 끝나기 직전에 다쳐서 그래도 20초 정도 남아 있던 상황이어서 그렇게 심한 부상은 아니었고 물론 아팠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는 부상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앵커]
이번 대회에서 이대훈 선수를 통해서 올림픽 정신을 배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선수 입장에서는 4년 동안 너무나 고생하면서 준비를 했기 때문에 속상한 마음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런 섭섭한 마음은 없었어요?

[인터뷰]
일단은 종료가 되면서 허탈하고 아쉬운 마음은 있었는데 저는 시합을 뛰고 하면서 한 선수, 한 선수에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선수만의 스토리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스토리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메달을 따거나 1등을 했을 때 그 스토리가 더 부각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예선에 지든 동메달을 따든 그 한 선수 한 선수의 스토리는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을 해서 그냥 그런 부분에 있어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앵커]
이대훈 선수 얘기를 들어보니까 운동도 열심히 하지만 공감을 참 잘하는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런 생각을 하게 해 준 인터뷰가 있었어요.

메달리스트로 평생을 살 건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인터뷰에서 말했어요.

본인이 느끼기에 이번에 올림픽을 거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고 느끼세요?

[인터뷰]
일단은 저는 살아가면서 누구에게나 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못된 사람, 열심히 안 사는 사람한테는 배울 점은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올림픽이 끝나면서 제가 좋아진 점도 있겠지만 좋았던 점이 더 안 좋아졌을 수도 있을 해요. 그런데 그런 걸 최대한 안 좋아지는 것 없이 더 성장만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그게 어떻게 성장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입니다.

[앵커]
이번에 태권도 경기를 보면서 재미가 없다, 재미 논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대훈 선수 경기에서는 그런 얘기는 쏙 들어갔던 것 같은데요. 선수들도 경기를 하면서 재미를 염두에 두고 하시는지요?

[인터뷰]
아무래도 선수들끼리 재미가 없다는 말을 들으면 열심히 하고도 속상한 마음이 없지 않을 수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기면서 좋은 말을 듣고 싶은 게 선수의 입장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선수들이 다 생각을 하고 고민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앵커]
어떤 방법들을 쓰세요?

[인터뷰]
아무래도 예전에는 스텝만 많이 뛰었는데 이제는 그래서 공격을 많이 하고 많이 부딪치는 경기를 하려고 했는데 요즘에 전자호구가 되다 보니까 앞발만 들면서 그 앞발을 들고만 있는 것이지만 힘이 굉장히 세거든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툭툭 건드리는 것 같은데 굉장히 힘이 세요. 그래서 다가가기도 힘든데 그런 동작을 많이 없애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앵커]
이런 고민들이 태권도를 사랑하고 태권도의 묘미를 일반인들에게 알리고 싶어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태권도의 묘미 이대훈 선수가 느끼기에 뭔 것 같아요?

[인터뷰]
요즘은 전자호구로 바뀌었지만 그래도 태권도는 태권도라고 생각해요. 역동적이고 빠르고 정교한 발차기가 아무래도 태권도의 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대훈 선수 나이가 만으로 24세 맞죠. 많은 나이가 아닌데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우리 국민들이 이대훈 선수 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2020년에도 저는 운동을 아마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때도 아마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서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게 열심히 노력을 하다 보면 올림픽에 나갈 수도 있고 열심히 하는 다른 선수들한테 져서 못 나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저는 충분히 가지고 있어요.

나가든 못 나가든 한국 태권도를 위해서 나가면 더 열심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노력할 거고 못 나간다고 하면 한국 태권도를 위해서 열심히 응원을 할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앵커]
이대훈 선수 오늘 얘기해 보니까 태권도를 참 사랑하는 마음도 강하고 다른 사람 생각하는 마음, 겸손하면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통해서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대훈 선수를 계속 응원해 준 가족들 그리고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인터뷰]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응원을 많이 해 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신 분들께서 열심히 응원을 해 주셨어요. 그런데 그 응원 속에는 금메달이라는 단어가 절대 빠져있지 않았고요.

모두들 금메달 따라, 잘해라, 저번에 은메달 땄으니까 금메달 따라 이런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이번에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동메달에 머물렀어요.

그래서 저보다 더 배로 아쉬워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모습에도 또 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시 또 저에게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금메달보다 더 빛나는 동메달 그리고 값진 교훈을 저희한테 남겨주었습니다. 리우올림픽의 동메달리스트 이대훈 선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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