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불운 딛고 '2관왕'...양궁 여신 장혜진

4년 전 불운 딛고 '2관왕'...양궁 여신 장혜진

2016.08.23. 오후 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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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불운 딛고 '2관왕'...양궁 여신 장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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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혜진 / 리우올림픽 양궁 2관왕

[앵커]
4년 전 런던올림픽에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한 점 차로 선발전에서 떨어진 장혜진 선수. 여자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는데요. 늦깎이 신궁, 장혜진 선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귀국하신 지 일주일되셨습니까?

[인터뷰]
네, 지난주 화요일에 들어왔어요.

[앵커]
무척 바쁘셨을 것 같은데 주로 어떤 일을 하고 지내셨습니까?

[인터뷰]
인터뷰 다니면서...

[앵커]
방송 출연도 많이 하셨죠?

[앵커]
가족들하고도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고 하셨는데 바빠서 가족들 만날 시간이 많지 않은 것 아니에요?

[인터뷰]
바빠서 하루 같이 있었어요.

[앵커]
하루 같이 있었어요? 가족들하고 뭐하셨어요?

[인터뷰]
그냥 얘기 많이 하고요. 못했던 얘기들 많이 하고 맛있는 거 먹고.

[앵커]
이번에 우리 양궁이 모두 4개의 금메달을 따지 않았습니까? 남녀 단체전 그리고 남녀 개인전을 모두 땄고 그래서 오늘 장혜진 선수는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고 계시는데 무섭지 않으십니까? 괜찮으세요?

[인터뷰]
좀 무거워요.

[앵커]
하나는 그냥 내려놓으셔도 될 것 같아요. 목이 아프실 것 같은데요. 제가 한번 들어볼까요. 얼마나 무거운지.

[앵커]
저희가 금메달을 만져볼 수 있는 이런 영광을 누려보네요. 상당히 무겁군요?

[인터뷰]
네, 생각보다 많이 무거워요.

[앵커]
그것도 내려놓으셔도 되겠습니다. 보셨으니까.

[앵커]
선수들이 받으면 항상 깨물어보는 그런 퍼포먼스를 하잖아요.

[앵커]
실제로 금이 섞인 겁니까?

[인터뷰]
아니요.

[앵커]
그렇지는 않죠? 이번에 단체전 처음에 출전을 하셨고 거기서 금메달 따셨고 이후에 개인전 나가셔서 거기서도 금메달을 땄는데 전체 경기 일정 중에서 언제가 제일 고비였던 것 같습니까?

[인터뷰]
아무래도 단체전에서는 대만 선수들이랑 쐈을 때 약간 심적 부담이 많이 됐었거든요.

[앵커]
그게 몇 강이었죠?

[인터뷰]
4강.

[앵커]
4강전에서 결승 올라가기 직전에.

[앵커]
개인전에서는 어떠셨어요?

[인터뷰]
개인전에서는 아무래도 아시다시피 남북 대결할 때 이목을 받았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부담이 조금 많이 됐었어요.

[앵커]
그런데 단체전에 이미 남녀 금메달을 모두 따고 개인전에 나가다 보니까 이게 분위기는 상당히 좋았을 것 같아요. 대표팀 분위기는 으샤으샤하는 분위기였을 것 같은데 또 한편에서는 부담도 됐을 것 같아요.

[인터뷰]
아무래도 그 부담감이 제가 느끼기보다는 본찬이가 마지막 경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느꼈을 거예요.

[앵커]
그러면 장혜진 선수는 부담 없이 경기에 임할 수 있었어요?

[인터뷰]
아무래도 제가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그 순간 후회없이 준비를 하고 그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를 했기 때문에 후회 없이 경기에 임했던 것 같아요.

[앵커]
지난 4년 전에 런던올림픽 때는 사실 출전조차 못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출전권조차 얻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번에 출전을 해서 금메달 2개까지 목에 걸었는데 4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인터뷰]
4등으로 떨어지고 나서 저를 많이 반성하게 되고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면서 부족했던 것들을 그 4년 사이에 많이 채우면서 훈련에 임했던 것 같아요.

[앵커]
부족한 것을 어떻게, 번지점프를 더 많이 했습니까? 번지점프도 한다면서요, 양궁 선수들은.

[인터뷰]
네, 아무래도 담력...

[앵커]
그런 훈련도 하시고, 가장 중점을 뒀던 건 뭐였습니까, 훈련을 하면서요?

[인터뷰]
제 스스로 개인, 심리적인 루틴 훈련을 많이 했었는데 제가 4년 전에는 그런 루틴 훈련들이 잘 되지 않아서 시합장에서 긴장이 많이 되면 그런 것들을 깜박깜박한 경우 때문에 제 실력을 발휘를 못했었거든요. 이번 4년 동안 그런 루틴을 더 강하게 잡으면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아요.

[앵커]
루틴이라고 하셨는데 루틴이 뭔지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이게 어떤 건가요?

[인터뷰]
긴장이 되는 순간에도 사선에서 제가 하나의 큐라고 해야 되는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야지 그 포인트에 의지를 하고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앵커]
포인트라고 하면 이쪽을 쏴야 한다는 개인적인 감 말인가요?

[인터뷰]
네, 그런 포인트들이 긴장이 되는 순간에도 그런 것들이 있어야지 까먹지 않고 그 순간에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 루틴이...

[앵커]
그러니까 루틴이라고 하면 경기 전에 반복적으로 하는 체크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에 적어놓고서 그걸 봅니까. 아니면 잊을 수 있잖아요, 긴장하고 흥분하고 그러면 갑자기 막막해지잖아요. 어떤 식으로 생각을 되새깁니까?

[인터뷰]
종이에다가 적어서...

[앵커]
오늘 갖고 나오시지 않았어요?

[인터뷰]
오늘은 없어요.

[앵커]
오늘은 시합이 아니니까.

[인터뷰]
몸에 지니고 있는 장비에 걸어두기 때문에.

[앵커]
대표적인 문구가 있다면 몇 가지만 소개해 주시겠어요? 어차피 금메달 땄으니까요.

[인터뷰]
저는 나에게 집중이라는 단어랑 자세 포인트들 두 가지 넣고 자신 있게 하자 이렇게 네 가지 정도.

[앵커]
그렇게 네 가지를 아무리 되뇌인다고 하더라도 주변 상황이 어떠냐에 따라서 조금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저때도 경기할 때 바람이 상당히 많이 불었잖아요. 그래서 기보배 선수하고 맞붙었을 때 3점을 쏘고 상당히 머쓱해하는 그런 표정도 나왔었는데 그때 어떠셨어요? 아찔하지 않으셨어요?

[인터뷰]
네, 사실 좀 많이 놀랐었거든요.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에 나가서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한 것에 대해서.

[앵커]
평소에는 3점 쏴본 적이 없어요?

[인터뷰]
극히 드물죠.

[앵커]
표정을 봤을 때도 상당히 당황해하는 그런 표정이 나오던데. 그런데 기보배 선수도 나중에 동메달 결정전에서 3점을 쏘더라고요.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바람이나 이런 것에 대비를 많이 했다더라도 현장이 악조건이었나 봐요.

[인터뷰]
저희가 바람 훈련도 많이 하고 선발전을 통해서 훈련을 많이 하고 갔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바람이 심하게 많이, 돌바람이 많이 불었거든요. 거기서 조준이 흔들려버리니까 아무리 그런 적응, 오조준 이런 것들도 안 먹혀버리니까 그게 실수가 나왔던 것 같아요.

[앵커]
지금 돌바람이라고 하셨습니까? 어떤 바람인지. 바람의 방향이 왔다갔다하는 겁니까?

[인터뷰]
눈으로 보는 바람이랑 저희가 이렇게 풍향계를 보고 보는 바람이랑 몸에서 느끼는 바람들이 일치가 안 되니까 저희가 오조준 포인트를 잘 못 잡아서 화살이 막 나가는 그런...

[앵커]
10점 표적이 자료를 보니까 12. 2cm 더라고요. 10cm 남짓되는 이만한 표적을 70m 거리에서 쏘는 거잖아요. 사실 잘 보이지도 않는 것이지 않습니까. 70m 거리에 있는 12. 2cm의 10점 만점 표적을 실제로 겨눕니까?

[인터뷰]
항상 10점을 조준을 하는데 그게 그렇게 뚜렷하게 보이는 게 아니라 감으로 조준을 정중앙에 하고 쏴요.

[앵커]
감으로. 그렇게 감을 확실하게 잡기 위해서는 정말 하루에 몇 발, 엄청나게 많은 화살을 쏘겠군요?

[인터뷰]
하루에 400발, 500발씩 매일 일정하게 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장혜진 선수는 그런 기록이 있나요? 보통 10점 표적에 들어갈 확률이라고 하나요? 명중률이라고 하나요? 그게 몇 퍼센트 정도 되나요? 퍼센트로 나와 있는 게 있습니까?

[인터뷰]
이번 올림픽 때 보니까 제가 퍼센트라기보다 점수 평점이 9. 28이었나.

[앵커]
9. 28.

[앵커]
거의 만점에 가까운…. 바람이 심하게 부는 데도 불구하고 9점대를 기록했다는 건 대단한 것 같은데요.

[앵커]
거의 10점을 쏘는 거죠. 9. 28이면 10발 중에 8발 이상은 들어간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앵커]
그런데 화살을 쏠 때 10점을 꼭 맞혀야겠다, 이런 각오로 쏘시는 건가요. 아니면 쏘기 전에 제발 들어가라라든지 아니면 어제 펜싱 박상영 선수는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주문을 외워서 많이 또 화제가 됐잖아요. 장혜진 선수는 어떻게 하세요?

[인터뷰]
양궁이 또 재미있는 게 내가 10점을 쏴야지 한다고 해서 10점에 꼭 들어가는 그런 게 아니라 자기 감각적인 운동이다 보니까 사선에 서서 제 자세를 정확하게 했을 때 또 화살이 10점에 들어가거든요. 사람이 또 시합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겨서 10점을 쏴야 되는데 그런 욕심 때문에 실수를 더 크게 하는 경우도 있어요.

[앵커]
특히 세트제로 가다 보니까 상대방 선수 점수도 알고 진행을 하면 부담도 될 것 같아요. 이번에 꼭 이게 안 들어가면 안 되는데, 이런 생각도 들잖아요. 어떠세요?

[인터뷰]
그럴 때는 아까도 얘기했듯이 루틴을 가지고 최대한 연습 때 10점 쐈던 그 느낌을 생각하면서 10점을 쏘려고 해요.

[앵커]
양궁 선수들이 멘탈, 정신 운동, 훈련 같은 것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요. 실제로 어느 쪽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까. 결정적인 순간에는 평소에는 물론 훈련이 밑바탕이 돼야겠지만 정신적인 부분하고 체력적인, 육체적인 부분하고.

[인터뷰]
제가 느낄 때는 정신적인 게 가장 많이 좌우를 하는 것 같고.

[앵커]
마지막에서는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 우승하셨을 때 금메달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리셨죠. 그 장면이 폐막식 장면에서 리우올림픽 폐막식 하이라이트 장면에 소개가 됐을 정도로 유명한 영상이 됐는데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누가 제일 먼저 떠오르셨습니까?

[인터뷰]
그냥 제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로서 되게 자부심도 느끼고 굉장히 뿌듯했어요. 어떤 생각이 아니라 그냥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부심이 많이 느껴졌어요.

[앵커]
시상식 제일 높은 곳에 올라가서 저렇게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사실 다른 선수들 3명 모두 다 우리나라 양궁이 워낙에 출중하다 보니까, 실력이. 금은동을 노렸을 것 같긴 한데 다른 선수들한테 어떻게 얘기를 들었어요?

[인터뷰]
사실 저희도 시합 가기 전에 저희가 금, 은, 동을 다 땄으면 좋겠다는 얘기도 많이 하면서 시합에 나갔었는데 아쉽게도 미선이가 8강에서 바람이 많이 부는 가운데 흔들려서.

[앵커]
지금 나오죠, 화면이.

[앵커]
노래, 애국가를 따라부르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인데요.

[앵커]
아직 결혼은 안 하셨는데 어떤 상대를 원하십니까?

[인터뷰]
결혼할 남자라면 가정적인 남자가 최고죠.

[앵커]
가정적인 남자.

[앵커]
양궁 선수 선발과정이 굉장히 어렵지 않습니까. 올림픽에 나가는 것보다 국내에서의 선발전이 더 어려운 것 아닌가요. 실제로 우리 국내 최고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다 있는 거고 그렇지 않습니까. 앞으로 도쿄에 나갈지도 이제부터 또 얼마나 훈련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인데 욕심 같아서는 도쿄도 나가셔서 금메달 또 따셔야 되는데 앞으로 어떻게 지도자로서 나갈 계획인지요.

[인터뷰]
욕심은 나겠지만 4년 후의 그걸 제가 보장을 못하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한 해, 한 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2020년에도 도쿄올림픽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한번 생각을 해 보고 있어요.

[앵커]
자신 있으십니까?

[인터뷰]
열심히 하겠습니다.

[앵커]
할 수 있다, 자신 있다 이런 주문을 외치면서. 꼭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앵커]
신궁이죠. 우리나라 양궁에서 금메달 2개를 딴 장혜진 선수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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