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파일] '흙수저'의 통쾌한 반란

[인물파일] '흙수저'의 통쾌한 반란

2016.05.04.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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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지난 시즌 꼴찌 팀이었던 레스터시티가 이번 시즌에는 우승을 차지한 건데요.

맨유, 아스널…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명문 클럽들을 제치고 창단 132년 만에 거둔 통쾌한 반란입니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이 더욱 회자 되는 건 '미생'들의 우승이기 때문이죠.

이 팀에는 권위 있는 사령탑도, 스타 플레이어도 없었습니다.

주전 선수 11명을 데려오면서 레스터시티가 원 소속팀에 지급한 이적료는 우리 돈 400억 원에 불과한데요.

이게 어느 정도냐 하면,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옮긴 손흥민 선수의 이적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선수 11명의 이적료가 손흥민 선수 단 한 명의 이적료와 맞먹는다는 얘기입니다.

30년 감독 인생, 유독 1부 리그 우승컵과는 거리가 멀었던 라니에리 감독!

'패배자'라는 비아냥을 딛고, 이번 우승의 1등 공신이 됐습니다.

헌신적인 선수들을 중용해 팀을 안정시켰고, '선수비 후역습'이라는 전략을 짰습니다.

때로는 피자 파티로, 때로는 경기 전 록음악을 들려주며, 선수들의 열정을 깨웠습니다.

11경기 연속 골이라는 신기록을 쓴 공격수 바디, 그는 8부 리그 출신입니다.

그야말로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는데요.

당시 주급이 5만 원에 불과했다는데, 낮에는 공장 일, 밤에는 공을 차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영국 프로선수협회가 뽑은 올해의 선수, 미드필더 마레즈!

그는 프랑스 빈민가 길거리에서 축구를 배웠습니다.

그저 그런 하부리그 선수로 끝날 수도 있었지만, 남몰래 실력을 갈고닦은 끝에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골키퍼 슈마이켈은 전설의 골키퍼, 피터 슈마이켈의 아들입니다.

아버지의 명성과 달리 그의 축구 인생은 순탄치 않았는데요.

2011년 레스터시티에 정착하기 전까지 임대와 이적 반복하며 6년 동안 8개의 유니폼을 갈아입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왔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 그들이 증명해냈습니다.

참고 견디며 절차탁마한 시간이 없었더라면 오늘날의 영광은 없었겠죠?

스스로 기적을 만든 레스터시티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높은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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