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밖에선 '친절', 안에선 '까칠'?

北, 밖에선 '친절', 안에선 '까칠'?

2015.08.03. 오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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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북한이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 스포츠행사에 잇따라 불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외에서 열리는 대회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 취재진을 대하는 모습도 국내와는 많이 다르다고 하는데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에서 김재형 기자가 전해왔습니다.

[기자]
국제대회에서 만나는 북한 선수들은 한국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보통 이렇게 반응합니다.

[리세광, 북한 체조 국가대표(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내일 경기 어떻게 준비하실 건가요?)
"경기장 가서나 합시다."

공식회견에 나선다 해도 대부분 체제 선전입니다.

[엄윤철, 북한 역도 국가대표(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달걀로 바위를 깰 수 없지만, 달걀에다 사상을 주입하면 바위도 깰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동아시안컵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중국 우한에서 만난 북한 선수단은 조금 다릅니다.

일단 가깝게 접근해도 밝고 친절합니다.

[김창복, 북한 남자축구대표팀 감독]
(감독님 성함 좀 정확히 알 수 있을까요?)
"김 창 복..."
(창자, 복자요?) (감사합니다)
"네~ 헤헤헤."

대부분 20대 초중반인 선수들은 개별 인터뷰에도 우호적입니다.

어휘는 과격해도 표정은 부드럽습니다.

[서경진, 북한축구 국가대표]
"내가 전에 인천 (아시안게임) 때 참가했었습니다. 결승 때…그때 내가 (남한에) 패배를 당했는데 이번에 꼭 복수… 한 번 해보겠습니다. 남쪽과…"

물론 체제 선전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래도 말끝마다 원수님과 수령님을 찾던 이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입니다.

[김영광, 북한축구 국가대표]
"빨치산 공격 전법으로 싸우면 무조건 승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 빨리 가야 해서…(그만하겠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국호를 북조선이 아닌 북한으로 부를 때면 강한 적대감을 드러냅니다.

[북한 남자축구대표팀 공식 회견]
(국호를 어떤 걸로 부릅니까?)
"국호를 모르면 질문을 마세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팀의 강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불쾌한 표정을 짓던 감독은 기관원으로 보이는 화면 오른쪽 통역관의 눈치를 본 뒤 답변합니다.

남녀 대표팀은 이번 대회 마지막 경기로 각각 남북 대결을 펼칩니다.

승패를 떠나 축구로 하나 되는 한민족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중국 우한에서 YTN 김재형[jhkim0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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