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냐, 실책이냐"...야구기록원의 세계

"안타냐, 실책이냐"...야구기록원의 세계

2015.07.07.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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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타구가 안타일까요, 상대 실책일까요?

이런 어려운 판단을 매 순간 하는 야구장의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프로야구 공식기록원인데요.

장아영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야구 경기 시작 1시간 전, 양 팀이 주심에게 제출한 타순표가 회색 옷을 입은 사람의 손으로 넘어갑니다.

얼마 전 심판과 선수까지 모두 포함해 한국 야구 최초로 2500 경기 출장을 달성한 김태선 기록위원입니다.

[이승엽, 삼성 지명타자]
"2500 경기 더 하셔야죠."

[김태선, 프로야구 기록위원]
"(앞으로) 25년인데 그러면…. 욕이가, 그게?"

공식기록원은 야구 경기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그 날의 날씨부터 마지막 타자가 아웃될 때까지 모든 상황이 기록지 2장에 빼곡히 적힙니다.

한 명은 손으로, 다른 한 명은 컴퓨터로 기록하는데

전자 기록은 즉시 인터넷과 모바일로 야구 팬들에게 전달되고, 수기는 책과 CD로 만들어 마치 실록을 보관하듯 여러 장소에 나눠 보관합니다.

지난 25년 동안 쌓여가는 기록지처럼 추억도 쌓였습니다.

[김태선, 프로야구 기록위원]
"2008년 (이곳) 목동구장인데요, 공교롭게도. 전광판 시계가 11시 59분에서 0시 00분이 되니까 남아 있던 관중이 2~300분 정도 됐던 거 같아요.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더라고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야구장에서 보냈지만 여전히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습니다.

이 타구가 타자가 잘 쳐서 나간 '안타'인지 야수가 못 받아서 나간 '실책'으로 볼 것인지.

야수의 잘못된 판단으로 주자가 모두 살았는지, 타자의 안타로 인정해 타점을 줄 것인지 짧은 순간 결정해야 합니다.

홈런 비거리도 눈으로 가늠해 5미터 단위로 결정합니다.

기록원은 이 모든 판단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고, 그래서 야구의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으로 불립니다.

[김태선, 프로야구 기록위원]
"저희의 기록과 평가로 인해서 연봉이 좌지우지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거기에 대한 책임감이나 부담감, 보람 이런 것들은 (굉장하죠.)"

포수와 심판 뒤에서 조용히, 하지만 바쁘게 두 눈을 움직이는 기록원이 '기록의 스포츠' 야구를 완성합니다.

YTN 장아영[j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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