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2018.10.14. 오후 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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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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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함께있어 소중한걸 몰랐던 거죠" (H.O.T. 3집 '빛')

콘서트장인 주경기장에 도착한 건 시작 2시간 전쯤이다. 좀 더 빨리 갈수도 있었지만, 탄천주차장에서 쓸데없는 감상에 젖는 바람에 조금 늦었다. 콘서트로 좋은 태교를 할 예비 부모도 보였고, 남성팬도 굉장히 많이 왔다. 역시 우리 오빠들은 남자팬들도 많아! 생각해보면 예전부터 그랬다. 'We are the futuer'가 나온게 내가 초등학생때였는데 그때 학교에 큰 행사가 있으면 반별 장기자랑에서 대부분 'We art the future'로 춤을 췄었다. 아 또 추억이 아련아련...

당시 유행했던 명찰을 차고 오거나, 교복이나 그 시절에 맞춘 옷을 입고 온 사람들도 제법 있었는데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엄마가 버리기 전문이라 집을 떠나 있는 사이 팬활동과 관련된 추억이 거의 사라져 아쉬울 따름이다. 굿즈 욕심은 없었지만, 통일성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흰 우비나 응원봉은 마련하고픈 마음이 있었는데 긴 줄을 보니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몇 시간 전에 아이템들은 품절됐다는 알림판이 떴었고, 우리가 도착하고 얼마 안되어서는 정말로 모든게 다 팔려서 3시간 넘게 줄을 선 사람도 굿즈를 건지지 못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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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는 것이 좋아 널 사랑한거야" (H.O.T. 2집 '너와 나')

시작 30분전쯤 드디어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이미 많은 팬들이 앉아있었는데 응원봉이 반짝이는 것이 무척 예뻤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다만 입장이 조금 늦어지면서 공연은 19시가 지나서 시작되었다. 5집 수록곡인 '그래 그렇게'가 크게 나오고, 팬들이 따라부르면서 시작을 기다렸다. 불이 꺼지고 '아이야' 전주가 나왔는데, 전주만으로도 환호성이 대단했다. 팬들을 조금 흥분시킨 다음 나온 첫 노래는 역시나 데뷔곡 '전사의 후예'. 우혁오빠가 '아 니가니가니가 뭔데' 하는데 이게 꿈인가 싶었다. 순식간에 22년 전으로 모든 것이 돌아간 느낌이다.

두 세곡 하고 인사도 좀 하면서 숨을 돌릴 줄 알았는데 오빠들은 쉬지 않고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팬들은 신나고 멋있기는 했지만 오빠들이 너무 걱정됐다. 따라 부르는 사람도 이렇게 힘이 든데 불혹을 넘긴 오빠들이...걱정이 무색하게 오빠들은 예전보다 퍼포먼스도 더 힘찼고 노래도 더 잘 불렀다. 라이브를 잘해서 '립싱크의 대명사'처럼 오해받았던 과거가 다시금 억울하게 느껴졌다. 추울줄 알고 단단히 옷을 입었는데 쉴새없이 에쵸티를 외치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팬들의 열기에 덥게 느껴질 정도로 경기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추억을 소환하는 공연도 환상적이었지만, 그때로 돌아간 듯 모든 노래를 하나하나 다 따라부르는 팬들의 모습도 감동적이었다. 특히 오빠들이 무대에서 '지금 행복하세요?'란 질문을 하고, 객석에서 다같이 '네' 로 화답할 때 경기장 가득 진동이 울려퍼지는 듯 장관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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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난 너를 잊어본 적 없어 오직 그대만을 생각했는 걸" (H.O.T. 2집 '행복')

그룹의 장점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멤버들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최애'라고들 하는데 내 최애는 우혁오빠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오빠는....이런 말을 써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진짜 "미쳤다". 분홍색으로 염색한 머리도 너무 예쁘고 하나도 안 늙어서 진짜 '미쳤다, 미쳤어'만 계속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멋있는데, 4집 수록곡 '환희'를 부를 때는 멋짐이 폭발했다. 하얀 자켓에 깊이 파인 브이넥 이너를 입어서 마치 속에 아무것도 입지 않은것처럼 보였는데 땀과 함께 오빠의 자랑할만한 목선과 쇄골(잘 보이진 않았지만)이 반짝였다. 자리가 2층이라서 사실 디테일한 모습은 큰 화면으로 볼 수밖에 없었는데, 오빠가 화면에 잡힐때마다, 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을때마다 '미쳤다, 미쳤어'라고 소리칠 수밖에 없었다.


[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다른 멤버들도 다 예전 그대로다. 특히 승호오빠는 빨간 모자를 쓰고 나왔을 때, 귀여워서 78년생이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승호오빠는 이번 콘서트에서 신곡도 발표했다. 양세형이 피쳐링을 했는데, 옷에 어설프게 'Top star'이런 문구가 붙어있었던 걸로 봐서는 직접 만든 것이 아닐까 의심해봤다. 조만간 '미운 우리 새끼'에 오빠가 양세형 등과 함께 옷을 만드는 장면과 이 나오지 않을까...약간 힘들어 보이는 모습이 모성애를 자극하는 승호 오빠는 치명적이다.

칠현오빠는 안 그래도 노래 잘하는데, 요새 뮤지컬까지 해서 그런지 감정 연기가 더 탁월해졌다. 개인 공연파트에서는 이전까지 마지막 콘서트였던 227 콘서트에서도 불렀던 리처드 막스의 'Right here waiting'을 불렀다. 노래도 잘하고, 의미도 있고. 이 오빠, 뭘 좀 아는 오빠다 정말.

재원오빠는 얼굴에 약간 살이 좀 더 붙은 듯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훨씬 보기 좋았다. 역시 키가 훤칠하니까 나이 들수록 더 멋있어지는 듯하다. 희준오빠는 세간의 우려를 의식한 듯 살을 많이 뺀 모습이다. 춤도 여전히 잘 추고, 재간 있는 말솜씨야 말해 뭐해. 옷에 붙어있던 인형을 열심히 떼어서 팬에게 선물하는 서비스 정신도 보여줬다.

큰 화면으로 클로즈업된 오빠들 얼굴을 보는 한편, 현장에 온 만큼 무대 위의 모습도 열심히 눈으로 쫓았다. 비록 이쑤시개보다 조금 더 큰 모습이었지만 에너지가 엄청나 몸짓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보였다. 정말 연습 많이했구나… 우리 오빠들...


[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하나란 아름다운 느낌으로" (H.O.T. 3집 '하나라는 아름다운 느낌')

17년의 기다림을 채우기엔 3시간이 너무 짧았다. 시간이 정말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물론 나이가 나이인 만큼, 에쵸티 세번 외치니 목이 아프고 소리 지를 기운이 없어서 대신 박수를 치긴 했지만...

'빛'의 후렴구를 앵콜로 계속 따라 불렀는데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계속 되뇌였다. 오늘(14일)도 오빠들을 보러왔다. 어느 포인트에서 멋짐이 폭발하는지 아니까 더 집중해서 볼 생각이다. 콘서트 후기를 쓰다보니 공연장에 늦게 도착했다. 회사에서 나의 팬심 뿐만 아니라, 애사심도 알아줬으면 좋겠다.

재원오빠가 이번 콘서트를 두고, 준비한듯 "새로운 페이지를 써나가는 기분"이라는 말을 했는데, 팬들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았던 17년 만의 콘서트! 서로를 그리웠던 팬과 오빠들이 만나 감동을 확인한 이번 콘서트는 우리들의 또다른 시작이다.

H.O.T. FOREVER!
"우리들의 노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H.O.T. 콘서트 후기]②"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꿈☆이 이루어졌다

YTN 한연희 기자 (hyheee@ytn.co.kr)
[사진= 장우혁, 강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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