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는 없다"...진정성 빛난 연기

"가짜는 없다"...진정성 빛난 연기

2018.01.23. 오전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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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관객들, 스쳐 지나가는 장면 하나 허투루 보지 않을 만큼 눈높이가 높습니다.

조금이라도 어설픈 분장이나 대역 연기는 금세 집어내곤 하는데요.

상상 이상의 노력으로 관객들의 눈높이를 뛰어넘는 열연을 펼친 배우들, 윤현숙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최근 개봉한 영화에서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 증후군 청년을 연기한 배우 박정민.

피아노 소리는 전문가의 솜씨지만, 건반 위 손동작은 CG나 대역이 아닌 오롯이 그의 솜씨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촬영 전만 해도 그가 도레미 건반조차 구별 못 한 피아노 왕초보였다는 점.

음악 감독을 심란하게 했던 그의 피아노 실력은 6개월간 매일 5시간씩 피나는 연습 끝에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을 완벽히 칠만큼 발전했습니다.

후반 하이라이트인 갈라 콘서트 장면 연주는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이중의 난관이던 자폐아 연기는 실제 장애인 복지관에서 몇 달간 봉사활동을 하며 흉내를 넘어 가슴으로 접근했습니다.

[박정민 /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오진태 역 : '각자의 세상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이라는 걸 소개해주는 게 먼저였거든요. 제 상상력으로 연기하면, 어느 순간 오진태가 아닌 박정민이라는 배우의 욕심이 튀어나올 것 같아서….]

인물에 동화되기 위한 배우들의 노력은 안팎으로 이어집니다.

■ 영화 '1987'

영화 '1987'에서 악독한 대공수사처장으로 열연한 김윤석은 촬영 내내 마우스피스를 끼고 중압감을 주는 평안도 사투리 연기로 이북 출신의 실존 인물을 스크린에 부활시켰습니다.

■ 살인자의 기억법

설경구는 알츠하이머를 앓는 60대 살인자 역에 도전하며 특수 분장 없이 노역을 실감 나게 연기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설경구 /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 목젖이 좀 늙었으면 싶어서 그렇게 하려다 보니까 살을 빼는 수밖에 없는. 땀을 많이 흘렸던 것 같아요. 살을 빼려고 탄수화물을 거의 안 먹고….]

극 중 인물과 혼연일체를 이루기 위한 배우들의 숨은 노력.

한국 영화의 수준을 높이는 일등 공신이 아닐까요?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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