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을 바라보는 두 작가의 시선

'이방인'을 바라보는 두 작가의 시선

2017.07.08. 오후 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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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는 작업에 몰두해온 폴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크지슈토프 보디츠코가 국내에서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을 열고 있습니다.

주말에 가볼 만한 전시, 김상익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백범 김구 선생의 조각상 위로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과 목소리가 입혀졌습니다.

작가가 1년 넘게 공들인 이 작품에는 세월호 참사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와 탈북 예술가, 귀화 영화배우, 촛불집회 참가자와 태극기 집회 참가자, 소외된 노인 등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소외계층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상처와 고통을 통해 우리는 모두 똑같은 '지구인'일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크지슈토프 보디츠코 / 미디어 아티스트 : (이 전시는) 수년간 내가 작업해 온 많은 것들을 보도하는 것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전시는 보통의 공공장소가 문화적인 전쟁을 위한 장소로 사용된 정치적인 내용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통일된 국가를 꿈꾸던 백범 선생의 소원 위에서 현실 치유와 회복을 이야기하는 작가의 실천 예술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이삿짐 차에 실어야 할 상자들이 쌓여 있습니다.

어느 외국의 허름한 거리와 재래시장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낯선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살아온 작가는 반복되는 이삿짐 싸기와 풀기를 통해 소유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안세은 / 화가 : 이사나 이주가 아주 흔해지고 어떤 분은 동경하는 세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은 무엇인가 또 고향은 무엇이고, 머문다는 것 떠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떠날 채비를 해야 하는 이방인의 아픔이 작품 곳곳에 묻어납니다.

YTN 김상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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