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로 회귀한 '물방울'...김창열 미술관 개관

제주로 회귀한 '물방울'...김창열 미술관 개관

2016.09.25. 오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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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25 전쟁을 일으켰던 북한은 핵실험을 계속하면서 긴장감을 높이고 있는데요, 아흔을 앞둔 이북 출신의 노화백은 동족상잔의 아픔을 아직도 생생하게 되새기고 있습니다.

물방울 그림으로 유명한 김창열 화백을 임수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김창열 미술관이 착공 2년 반 만에 문을 열었습니다.

이북 출신인 김 화백의 미술관이 제주에 터를 잡은 것은 김 화백이 6.25 전쟁 때인 1952년부터 1년 반 동안 제주에 머물렀던 인연 때문입니다.

개관 전시에는 1960년대 전후 실존주의 화풍의 작품부터 '한자'와 '천자문'까지 김 화백이 기증한 작품들이 망라됐습니다.

[김창열 / 물방울 화가 : 미술관이란 것은 옛날 스님으로 치자면 절간을 하나 지어 받은 건데, 달마 대사 만큼은 못 되지만 기쁨이라고 그럴까?]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구도하듯 꾸준히 작품활동을 이어가는 김창열 화백.

평안남도 맹산 출신으로 1946년 서울로 월남한 김창열 화백은 6.25 전쟁 때에는 인민군으로 징집되는 등 전쟁의 상흔을 온몸으로 견뎠습니다.

한때 경찰과 고등학교 교사 생활을 하다가 1966년 미국으로 떠나면서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전후 실존주의에 심취했던 김 화백은 1972년 파리에서 처음 물방울을 선보인 이후 45년째 외길을 걷고 있습니다.

김 화백의 물방울은 사실은 한국전쟁의 상처와 고통을 응축했다는 해석입니다.

[김창열 / 물방울 화가 : 물방울은 내 친구들의 살점이고 피다. 그러나 그게 늘 피로 응고할 수도 없는 것이고 그것이 물방울이 됐고 눈물이 됐다.]

역사와 동양 정신의 표현인 물방울이 제2의 고향 제주로 회귀하면서 새로운 빛으로 반짝이게 됐습니다.

YTN 임수근[sgl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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