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바나나·피자' 두면 불효인가요?

차례상에 '바나나·피자' 두면 불효인가요?

2016.09.14. 오전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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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추석 차례상 차림은 비용도 비용이지만, 형식을 꼭 지켜야 하는 것도 부담일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요즘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들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는데요.

전문가들은 마음이 중요하다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박신윤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적인 상차림입니다.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이라는 어동육서,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이란 '홍동백서',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서로 올리는 '조율이시' 등 놓는 형식도 복잡합니다.

추석 물가에 따라 비용도 부담스러울 때가 있고 형식을 따르는 것도 젊은 사람들에게는 큰 숙제가 되기도 합니다.

[김교숙 / 서울시 녹번동 : 가격이 비싸니깐. 이번에는 나물 종류도 시금치 이런 것도 7천 원…]

[손미혜 / 서울시 갈현동 : 위치요. 생선 위치나 과일 위치…(어려워요)]

요즘은 고인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조상을 모시는 후손의 기호에 따라 차례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떡, 한과 대신 빵이나 피자를 올리고 커피와 차로 술을 대신 하는 경우도 생겨났습니다.

가족들의 입맛을 따져서 더 좋아하는 과일을 놓기도 합니다.

[손미혜 / 서울시 갈현동 : 매번 먹는 음식보다 색다르니깐 괜찮은 것 같아요. 열대과일이 사과 배보다 맛있으니깐.]

[윤경숙 / 서울시 홍은동 : 예를 들어서 닭을 올렸는데, 그걸 수육으로 대체한다든지 조기 같은 것만 올리고 옛날에 어머니가 하실 때는 죽상어 같은…(커다란 생선 올렸는데)]

반면, 차례상만큼은 전통을 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심영희 / 서울시 갈현동 : 저는 그런 거는 싫어요. 옛날부터 내려온 풍습이 있잖아요.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이 있고 못 올라가는 과일이 있고 저는 그거 따져서 올려요.]

전문가들은 꼭 형식과 전통을 지키는 것만 맞는다고 할 수는 없고 중요한 것은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라고 강조합니다.

[최순권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 차례상이라고 명명된 것은 없습니다. 단지 과일이라든지 그 철에 나오는 대표적인 음식을 올리는 것으로 되어 있어서요. 피자라든지 이런 것은 직접 만들어 올린다면 그 의미도 있다고 생각되고요. 서양 과일 같은 경우도 과일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매년 차려도 쉽지 않은 차례상 차림.

하지만 여러 형식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가족이 화합하고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우선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YTN 박신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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