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이상규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 첫 장편소설 ‘포산 들꽃’ 출간

[신간 소개] 이상규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 첫 장편소설 ‘포산 들꽃’ 출간

2015.03.02.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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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개] 이상규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 첫 장편소설 ‘포산 들꽃’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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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바탕에는 위중한 역사의 고비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스러져간 수많은 백성들의 단결과 희생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이름 없는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추념하고 예를 갖춰 모시는 나라가 제대로 된 국가가 아닐까.

자신이 직접 역사 속 시골 선비가 되어 독자들로 하여금 국가의 존재이유와 애국심, 하나 됨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 나왔다. 국립국어원장을 역임한 경북대 국어국문과 이상규 교수가 최근 발표한 ‘포산 들꽃’(작가와 비평 펴냄)이다.

저자는 이 책이 임진왜란 때 영남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상상적 팩션(fact+fiction)이라고 했다. 현풍의 옛 지명인 포산에서 발굴된 현풍 진주 하씨의 무덤에서 나온 한글 편지와 고목, 배지 등의 고문서를 소재로 하고 남명 조식 선생의 문하였던 고대 정경운 선생이 남긴 ‘고대일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신간 소개] 이상규 경북대 국어국문과 교수 첫 장편소설 ‘포산 들꽃’ 출간

1953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난 저자 이 교수는 1978년 ‘현대시학’을 통해 시인 추천을 받고 ‘종이 다발’, ‘대답 없는 질문’, ‘헬리콥터와 새’ 등의 시집을 발표하는 등 문학 활동을 펼쳐왔다.

‘포산 들꽃’은 저자가 아직 소년처럼 소설가의 꿈을 접지 못하고 60년 만에 이룬 첫 작품이라고 한다. 저자는 “남은 생애를 글쟁이로 소진하려고 한다”면서 “아무 결정권을 갖지 못한 소수자의 목소리로 글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저자의 말처럼 이 작품도 임진왜란 당시 왜적의 침입에 맞서 소리 없이 나라를 지키다 죽어간 백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순신, 원균 장군과 같은 훌륭한 장수들의 휘하에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하민과 사졸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는 대구광역시에 편입된 낙동강 기슭의 경북 달성군 현풍, 곧 포산이 이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이다.

책은 낙동강에서 한양으로 진격하는 왜적을 막기 위해 이곳에서 맨 몸으로 싸우다 죽어 간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영남 의병은 왜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후방에 있던 왜적의 힘을 분산시킴으로써 망국 직전 다시 나라를 일으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 희생에도 그들은 나라로부터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가야 했다. 그들의 용맹함과 숭고함 역시 훌륭한 장군 못지않은 것으로, 오래도록 기려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 “전쟁의 역사는 죽은 이의 뼈 가루로 집을 짓고 피로써 물을 드린 이야기이다. 사람의 죄를 뿌려 인골의 벽돌로 만든 집이 역사의 공간이고 오늘 우리들이 쉬고 있는 쉼터가 아닌가?”라고 글을 시작한다.

또 책의 말미에는 “아무런 죄도 없이 칼을 맞고 쓰러진 이들의 상처를, 그 참혹한 생애를 역사를 통해서만 읽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그리고 스스로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답도 주었다.

“우리는 여럿이면서 하나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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