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성큼

북한산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성큼

2014.07.31. 오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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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한산성에 이어 북한산성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동안 조선 시대 축조 성곽만 확인됐던 북한산성에서 고려 시대 성벽이 발견되면서 세계유산 등재 요건 가운데 중요한 '역사성'을 충족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적 제162호 북한산성 서쪽 부왕동 암문 구간 성곽.

상단에 보이는 화강암 석축은 잘 알려진 대로 조선 숙종 37년, 1711년에 쌓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래 석축은 크기, 모양, 색깔이 완전히 다릅니다.

자잘한 편마암으로 축성했기 때문입니다.

고려 우왕 13년, 1387년에 세운 중흥산성 성벽 일부가 처음으로 발견된 겁니다.

[인터뷰:조병택, 경기문화재연구원 연구부장]
"고려 시대 삼각산(북한산)에 중흥산성에 대한 기록이 있었는데 그것은 여태까지 기록으로만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그것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근처에서 군 초소로 쓰인 '성랑'도 새로 발굴됐습니다.

성랑은 북한산성 내 143곳에 설치됐던 것으로 '북한지' 등 옛 문헌에 전해집니다.

성랑 지붕으로 쓰인 기와도 여러 장 나왔습니다.

북한산성에서 여러 시대 성벽과 군 관련 시설이 함께 발견됨으로써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요건을 갖추게 됐습니다.

[인터뷰:심정보,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 위원장]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계속 이 지역이 방어의 큰 목적을 가지고 활용됐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사성이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는 거죠."

북한산성 대서문~수문 구간 성벽 절개지에서는 군사의 이동 경로를 이르는 '회곽로'도 처음 확인됐습니다.

이와 함께, 나중에 일본으로 전파된 계단식 성벽도 찾아냈습니다.

'삼국사기' 기록대로 백제 개루왕 6년, 즉 132년에 쌓은 성의 흔적까지 나와준다면 금상첨화일 겁니다.

이번 발굴로 북한산성은 남한산성에 이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향해 한 걸음 성큼 내디딘 셈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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