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영화 스크린 독과점 심각

대작 영화 스크린 독과점 심각

2014.07.11.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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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할리우드나 한국 영화 대작들이 극장 주요 상영시간대를 대부분 차지하는 스크린 독과점은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작은 영화들이 대작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같은 시기 개봉을 피하면서 독과점이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4'의 총제작비는 무려 2020억 원.

이 엄청난 규모의 할리우드 대작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중소 영화들이 개봉 시기를 조정하면서 스크린 독과점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달 25일 첫 개봉 날 '트랜스포머4'의 스크린 수는 약 1600개, 역대 최다 기록입니다.

국내 스크린 수가 약 2500개 인점을 감안하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 셈입니다.

실제로 2007년 첫 선을 보인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개봉할 때마다 스크린 수를 엄청나게 늘려 왔습니다.

[인터뷰:중소 영화사 관계자]
"극장들이 단기간 매출을 위해서 모든 스크린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배정을 하기 때문에 작은 영화들은 개봉할 생각도 못하고 엄두를 낼 수가 없습니다."

관객들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 영화가 스크린을 상당 부분 점유하다보니 선택의 폭이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이가영, 경기도 일산]
"영화관에 가면 한 영화가 다 잡고 있으니까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너무 좁고 너무 답답해서…"

[인터뷰:김진수, 강서구 가양동]
"한 스크린에서 너무 특정 영화만 상영하니까 제가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는 23시 이후나 상영해서 볼 수가 없었어요. 정말 불합리한 것 같아요."

미국은 이런 폐해를 없애기 위해 개봉할 때 한 영화가 20%의 점유율을 넘지 않게 하고, 관객들의 선호도에 따라 점차 스크린 수를 늘려가는 '슬라이딩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헌식, 영화평론가]
"훨씬 더 다양한 영화들을 관객들이 접할 수 있고 또 좋은 영화는 더 많은 선호를 받아서 수익을 올리는 선순환의 윈윈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 뿐 아니라 한국 영화도 '은밀하게 위대하게', '관상' 등이 스크린 천 개를 넘어서는 등 매년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관객들의 볼 권리와 영화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합리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YTN 김선희[sunny@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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