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공감인터뷰] 한승헌 "새해화두는 憂國如家"

[YTN 공감인터뷰] 한승헌 "새해화두는 憂國如家"

2014.01.05. 오후 12: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YTN 공감인터뷰] 한승헌 "새해화두는 憂國如家"
AD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를 합격하고, 법무부 검찰국과 서울지검 검사를 지냈다. 1965년, 변호사 개업 후 인권 변호사로 영역을 넓혔다. 1972년, ‘여성동아’에 쓴 ‘어떤 조사’로 필화를 겪고 구속. 한승헌 변호사는 그렇게 억압의 시대를 헤쳐 온 지식인들의 변호석을 지키며 법조 인생 55년을 보냈다.

오늘(5일) 12시 30분 방송된 YTN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정아의 공감인터뷰'에서는 새해 첫 게스트로 한승헌 변호사를 초대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한승헌 변호사는 55년 법조 인생을 돌아보며 가장 각인된 사건을 공개했다. 법조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와, 2014년에 이루고 싶은 꿈도 풀어놨다.

◆ 가난했던 삶 그리고 사법고시

한승헌 변호사는 전북 진안의 한 시골 마을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8남매 형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들이다. 어려운 시절 학업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고, 법조인의 길 역시 취업을 위해 선택하게 됐다.

가난했던 삶, 그는 다양한 직업에 도전했다. 첫 도전은 방송계. 한승헌 변호사는 KBS 아나운서 시험에 응시했다. 하지만 허스키한 보이스가 문제였다. 그는 "내가 시대를 잘못 만나서, 개성있는 목소리를 알아줄 때가 아니어서 떨어졌다"고 생각하고 방송계를 접게 됐다.

사실 한승헌 변호사의 대학 전공은 정치학이다. 법정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으로 분류되는데, 법학은 무관심해 정치학을 선택했다는 것. 하지만 방송계에 떨어진 뒤 막다른 골목이 없다고 생각했고, 최후의 선택으로 사법고시를 보게 됐다. 1957년, 인권변호사의 굴곡진 여정이 시작된 시간이었다.

◆ 삶에 각인된 사건 – 인혁당 재건위 사건

시국변호사의 길로 들어서게 된 계기는 남정현의 '분지사건'이었다. '분지사건'은 1965년 3월 현대문학에 실린 소설 '분지'의 내용이 공적이라는 이유로 작가가 구속된 사건이다. 한 변호사는 "문학작품이 용공 혐의를 받고 작가가 곤욕을 치른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법정에 나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조인생 55년. 100건이 넘는 시국사건을 맡았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다. 이 사건은 1975년 4월,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의 사형이 확정되고, 재판 종료 18시간 후 기습 사형에 처해진 사건이다. 하지만 2007년 재심에서 8명 전원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한 변호사는 "판결 다음날 사형 집행되던 그 날 변호인이었던 나도 반공법으로 잡혀가서 같은 서울구치소에서 잠자고 있었다. 기가 막혔다. 한 번 목숨을 잃은 그 사람은 물론 오래 지난 후에 재심에서 무죄가 됐지만 그 무죄가 죽은 생명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 2014년, 시대의 화두

한승헌 변호사는 2013년을 두 마디로 평가했다. 새 정부 1년의 성적은 '과락.' 그는 "지난해는 박근혜 정부가 새로 들어서서 국민들이 기대도 하고 그랬던 1년이다. 새해에는 새해답게 나라를 위해서 잘 해보자는 다짐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4년, 원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그는 "2011년부터 새해 목표를 두 글자로 설정했다. '놀자'다. 그런데 1년 지나고 나서 한 해를 되돌아보면 놀자는 목표에 실패한 거다. 결국 또 실패할 것이 뻔해 타협책으로 책을 한 권 쓰기로 했다. 내가 변호한 사건에서 범위를 넓혀 의혹도 좀 포합된 사건들을 골라 써보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인들에게는 연하장을 써서 보내고 있다. 2014년 그가 연하장에 쓰는 시대의 화두는 '우국여가(憂國如家)'다. 그는 "정치인들도 그렇고 국정을 맡은 분들이 국민들을 기쁘게 해주는 게 모자란 것 같다. 2014년에는 정말 대오각성해서 좋은 정치를 해주기 바란다. 또한 국민들은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팀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digitalytn.co.kr)
[사진제공 = YTN]

※ '김정아의 공감인터뷰' 한승헌 편은 YTN 홈페이지(방송프로그램)를 통해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