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에 오염된 표준국어대사전'

'일본어에 오염된 표준국어대사전'

2013.08.06. 오전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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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어사전은 우리가 평소 쓰는 말과 글의 표준이 되는 지침서라 할 수 있죠.

그런데 국어연구원이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이 일본말로 오염돼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불탄 지 5년 만의 숭례문 복구를 기념하는 행사도!

[인터뷰:사회자]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서 국기를 향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등학교 졸업식도!

[인터뷰:사회자]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

광복절 경축식도!

[인터뷰:사회자]
"먼저 국민의례가 있겠습니다."

이른바 국민의례로 시작합니다.

이처럼 애국가를 부르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는 걸 이르는 '국민의례'라는 용어는 사실은 일제의 잔재입니다.

일본 기독교 단체에서 제국주의에 충성하겠다는 뜻을 표하는 의식을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국민의례'를 국민으로서 갖춰야 할 격식이라고 설명할 뿐 유래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국위선양이라는 말도 일본을 세계에 널리 알린다는 뜻을 담은 건데 국어사전에는 아예 나와 있지 않습니다.

이처럼 일본에서 유래한 말들을 표준국어대사전이 어원이나 유래를 밝히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일본 전문가 이윤옥 씨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신간 '오염된 국어사전'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이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고 질타합니다.

[인터뷰:이윤옥, '오염된 국어사전' 저자]
"'사시미'라는 말은 실리고 '유도리'라는 말은 안 실려있어요. 물어볼 곳이 없으니까 아이들이 네이버에서 묻는 거예요. '유도리'가 무슨 뜻이냐고...그러면 할머니가 많이 쓰는 말이다...답변해줄 수 있는 기관이 아무것도 없는 거죠."

이밖에도 '멸사봉공, '잉꼬부부', '표구' 등 우리 고유의 말인 것처럼 쓰이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게 이 소장의 지적입니다.

[인터뷰:이윤옥, '오염된 국어사전' 저자]
"유래를 밝히지 않고 슬쩍 넘어간다든지 일본말로 잘못 분류한다든지 이런 걸 제가 대중들을 위해서 밝혀야겠다는 생각에서 이 작업을 하게 됐습니다."

이 소장은 일본에서 온 말을 무조건 쓰지 말자는 게 아니라 낱말의 근본을 담은 최소한의 정보가 국어사전에 담겨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이 책을 냈다고 강조했습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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