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공중을 넘나들다

파우스트, 공중을 넘나들다

2011.10.29.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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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독일의 문호 괴테 원작의 '파우스트'가 연극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공중에 그물을 매달아 마치 서커스를 보는 것처럼 스릴과 박진감이 넘칩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자살을 시도하는 연극배우 요한을 유혹하기 위해 얼굴을 찢고 등장하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

요한은 영혼을 파는 대신 쾌락을 얻기로 악마와 계약을 맺은 뒤 여인을 탐닉하지만 상황은 점점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평생을 걸쳐 쓴 고전 '파우스트'가 양로원을 배경으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이 연극의 가장 특이한 점은 공중에 대형 그물을 설치했다는 점입니다.

무대 안이 아닌, 객석 위로 뻗은 그물이 또 다른 무대 공간이 되는 겁니다.

확장된 무대는 때로는 지옥의 밑바닥이, 때로는 사랑에 불타는 격정의 장소가 됩니다.

마치 고개를 젖혀 바라보는 관객을 압도하는 천장화처럼,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선사합니다.

여기에 인간과 악마를 맡은 배우들이 바닥 무대와 공중의 그물 무대를 서커스를 펼치듯 종횡무진 오가면서 스펙터클한 쾌감을 줍니다.

악마의 유혹과 신의 구원, 그 사이에서 번뇌하는 인간이란 무거운 주제가 딱딱하게 다가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인터뷰:뵈른 흘리누르 해럴드손, 극단 단원]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습니다. 관객들을 '악!', '휴우!'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정말 원하는게 그겁니다. 놀라움!"
(we want to figure out every possibilities of what can we do with it. And we want to make the audience go 'eeek!', 'phew!' that's what we really want. surprise. elemental surprise.)

고전과 곡예의 만남을 시도한 파우스트.

심오한 주제를 그대로 전달하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무대 공간을 확장시키는 실험성으로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YTN 김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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