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아래 태양이 두 개일 수 없다더니...3개가 떴다!

같은 하늘 아래 태양이 두 개일 수 없다더니...3개가 떴다!

2017.03.27. 오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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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 /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

[앵커]
하늘 아래 태양은 하나죠. 그런데 하늘에 태양이 두 개도 아니고 세 개나 떴다면 어떨까요?

최근 경북 영주에서는 하늘에 태양이 세 개나 뜨는 기현상이 벌어졌다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오늘 '별별 과학'에서는 환일현상을 비롯한 최근 천문 이슈에 대해서 이태형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경북 영주시에서 3개의 태양이 뜨는 현상이 일어났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인터뷰]
지난 3월 12일 아침이었거든요. 영주 부석사라는 절에서 하늘에 3개의 태양이 관측된 환일현상이 관측되었다고 해서 굉장히 이슈가 됐거든요.

환일, 들어보신 적이 별로 없죠? 환일이라고 한다면 가짜 태양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환영, 환상 같은 것처럼 가짜 태양이 보인다-진짜 태양이 있고, 태양 양쪽으로 2개의 가짜 태양이 보여서 3개의 태양이 보이는 거거든요.

영어로는 가짜 태양이라고 해서 mock dog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진짜 태양을 따라 다니는 작은 태양들이라고 해서 sun dog이라고도 불립니다.

태양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짜 달도 있어요. 환일 뿐만 아니라 환월도 있거든요. 그래서 sun dog, moon dog, 이렇게 불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알고 보면 별로 신기하지 않을 것 같은데, 모르고 보면 '이게 뭐지?' 하고 놀랄 것 같은데, 과거에도 환일현상이 있었습니까?

[인터뷰]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아주 드문 건 아니고, 2011년도에 대관령에서 2번 관측되었고, 2014년에는 청송, 안산, 대전에서 관측된 적도 있었어요.

저는 극지방에서 주로 봤었거든요. 위도 60도 이상의 극지방에서는 직접 저도 목격했지만, 국내에서 본 적은 없는데 보통 추운 극지방에서는 자주 관측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게 추운 곳은 아니기 때문에 드물게 관측되는 현상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환일현상, 드물게 관측되는데 왜 일어나는 건가요?

[인터뷰]
기본적으로 하늘에서 구름 중에 새털구름, 면사포 구름처럼 얇은 구름이 있죠. 그런 구름이 5km 이상 고층에서 뜨는데 그런 구름이 온도가 낮아지면 얼음, 빙정이 생겨요.

육각형 모양의 얼음 결정들이 생기는데 이런 얼음이 무게가 있으니까 수평 방향으로 모입니다. 거기에 햇빛이 들어가서 굴절되고 반사되면서 태양의 양옆으로 반사돼서 그 빛이 태양 양옆으로 모여서 가짜 태양을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온도가 낮고 아주 높은 대기의 새털구름 같은 얇은 구름층에 이런 얼음 결정들이 생기면 그때 환일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는 건데 항상 생기는 건 아니지만, 태양 양쪽으로 22도 정도, 하늘이 180도니까, 22도 정도 떨어진 곳에 2개의 가짜 태양이 나란히 생깁니다.

[앵커]
소장님 뒤에 지금 환일현상이 있어요. 지금 보니까 무지개색도 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
기본적으로 얼음 결정들이 프리즘 역할을 하거든요. 프리즘 실험해본 적 있으세요?

[앵커]
네, 초등학교 때 해봤죠.

[인터뷰]
프리즘으로 햇빛을 비추면 가장 덜 꺾이는 쪽에서 빨간색, 많이 꺾이는 쪽에서 파란색, 보라색 쪽으로 가죠.

그러니까 환일현상도 태양 쪽으로 보면 이것이 어차피 얼음 결정들이 프리즘 역할을 하기 때문에 태양에서 가까운 쪽부터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이렇게 빛들이 얇게 보여요.

그런데 이런 빛들이 합쳐져서 끝에 해 모양으로 가짜 태양을 만드는 거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얼음 결정들이 프리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이런 무지개 빛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빨, 주, 노, 초, 파, 남, 보가 보인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런 빛들이 모여서 결국은 양쪽에 가짜 태양을 만들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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