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피부'...사과로 귀를 만드는 사람들

'식물 피부'...사과로 귀를 만드는 사람들

2017.03.08. 오후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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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피부'...사과로 귀를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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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로 사람의 귀를 만들 수 있을까? 엉뚱한 과학자의 상상이 신기한 발명으로 이어졌다.

캐나다 오타와대 출신 생물물리학자인 앤드류 펠링은 사과에 인간 피부 세포를 배양해 '사과로 이뤄진 인간 귀'를 만들었다. 언뜻 보기에 말도 안 되는 듯하지만, 그의 설명은 명료하다. 사과 속에 있는 사과 세포와 DNA만 제거하고 남긴 뼈대에 인간의 세포를 채우면 된다는 것이다.




(▲ 값싼 사과를 이용해 인체 피부조직 세포를 배양하는 영상. 펠링은 '식물은 주변에서 보기 쉬우면서도 인체와 연결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 BBC FOX NEWS)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뜨거운 물과 액체형 비누로 사과를 깨끗이 씻은 후 사과의 섬유조직만 남기고 나머지를 제거한다. 사과 세포가 사라진 자리에 인간의 피부조직 세포를 기르면 '사과의 뼈대로 이뤄진 인간의 피부'가 가능하다.

지난해 펠링과 연구팀은 사과를 귀 모양으로 깎아 인간의 피부조직 세포를 배양해봤다. 또한 '식물 피부'를 실험용 쥐에 넣어 거부반응 없이도 피부 이식이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식한 사과 피부는 실험용 쥐 세포와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 지난해 여름 TED에서 식물을 이용해 인체와 조응하는 바이오핵킹 기술을 설명하는 앤드류 펠링/ TED)

이들의 기발한 연구에 흥미를 느낀 조직공학자와 신경외과의들도 펠링과 협업에 나섰다. 예컨대 척수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아스파라거스를 신경 재생 및 접합에 이용하는 식이다. 꾸준히 안전성 검사와 연구를 거쳐 뼈, 장기, 근육같이 더욱 복잡한 구조물에도 도전하는 게 목표다.

펠링은 "현재 피부 이식은 굉장히 비싸거나 환자에게 큰 부담을 준다"며 "언젠가 부엌에 있는 것들로 우리 몸을 고치는 날도 가능하지 않을까 궁금하다"고 밝혔다. 현재 식물 피부를 만드는 방법은 오픈소스로 공개된 상태며 연구진은 식물 피부 만들기 키트를 개발, 제작 중이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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