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청국장, 심장질환자에는 독?

건강식품 청국장, 심장질환자에는 독?

2016.11.23. 오후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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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앵커]
면역력을 높여주고 알레르기 억제 효과가 있는 건강식품 청국장. 하지만 일부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데요. 심장질환자에게 청국장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며, 그렇다면 어떻게 먹는 것이 좋을까요? 보다 자세한 설명을 위해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진오 교수 연결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건강음식의 대표주자 된장과 청국장이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요? 어떤 경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나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된장 청국장은 전통적으로 한국인들의 입맛과 건강을 책임져온 대표적인 음식이라 할 수 있고 우리 전통식품인 만큼 건강에 전혀 나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청국장이나 된장을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하실 분들이 있는데요. 바로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있는 분들이나 인공 기계 판막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이러한 음식 섭취를 주의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특정 질환자들에게 청국장, 된장이 위험한 이유 무엇인가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그 이유는 말씀드린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있거나 인공기계 판막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심장 안에서 혈전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병원에서는 임상적 투약기준에 따라 와파린 또는 쿠마딘이라고 불리는 경구용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청국장 된장은 이러한 항응고제 효과를 저하시키는 작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분들은 청국장 된장을 많이 드시지 않도록 병원에서는 교육하고 있습니다.

[앵커]
심장질환자들이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항응고제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심방세동이나 인공기계 판막이 있는 경우에는 심장 안에서 혈전이라고 불리는 핏덩어리가 생겨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심근경색을 앓아서 심장기능이 매우 떨어져 있는 경우에도 그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심장에서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 대동맥을 통해 가장 먼저 갈 수 있는 곳이 뇌혈관이 되겠습니다. 혈전이 뇌혈관으로 가서 그 혈관을 막아 버리면 뇌졸중이 와서 심각한 후유증이 오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경색이 올 가능성이 정상보다 약 5배가 높은 것을 알 수 있고요, 그로 인한 사망률도 2배가 높아짐이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피를 맑게 만들어 혈전이 생기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항응고제를 복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청국장의 어떤 성분이 항응고제를 방해하는 건가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청국장에는 비타민K가 풍부한데요. 비타민K는 혈액 응고에 필요한 물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름에 용해되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혈액 응고 반응을 도와 혈장, 뼈, 신장에 특정한 단백질이 합성되는 것을 돕습니다. 비타민K는 콩이나 메주 가루, 그리고 양배추 시금치 브로콜리 등의 녹색 채소류에 많고요. 또 동물의 간이나 마요네즈 녹차에도 풍부합니다. 반면 항응고제는 이 비타민K를 억제하는 약제로 피가 쉽게 응고되지 않도록 합니다.

그런데 항응고제에 비해 비타민K의 양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항응고제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혈전 예방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항응고제의 용량을 높이거나 비타민K의 섭취를 낮추어야 합니다.

통상 건강한 성인의 경우 비타민K의 충분섭취량은 하루에 65~120ug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항응고제를 드시는 분들의 경우 비타민K 섭취량이 150ug을 넘어가면 용량조절이 필요하므로 이를 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하여 종합비타민 제제를 복용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데요. 비타민K가 들어있는 종합비타민 제제도 있으니 항응고제를 드시는 분들은 그 성분을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심장질환자들이 비타민K를 과다복용하게 될 경우 어떤 문제점이 있을 수 있나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비타민K 뿐만 아니라 좋다는 음식도 그것만 계속 먹는다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비타민K도 과다복용하면 항응고제 효과가 떨어져 심장이나 혈관 속에 혈전이 생길수 있고 이러한 혈전이 혈관을 따라 돌아다니다 뇌졸중 및 기타장기의 경색을 일으킬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항응고제를 복용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분이 갑자기 비타민K의 섭취를 줄이게 되면 이번에는 항응고제의 효과가 너무 과다하게 나타나서 피가 너무 맑아질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위 장관 내 출혈이라든지 뇌출혈과 같은 생각지도 않은 출혈성 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음식을 너무 과도하게 바꾸는 것도 좋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보통 청국장을 꾸준히 먹으면 암,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잖아요. 건강한 심장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나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건강한 심장을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혈액순환이 지속적으로 일정하고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혈액은 쉽게 응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국장을 꾸준히 먹는다고 해서 혈전이 생기거나 하지 않겠죠. 반면 청국장은 우리나라의 전통 발효식품으로서 장 건강을 좋게 하고, 또 면역 증강 효과가 있고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어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앵커]
혹시 이 외에도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 주의해야 할 식품 등이 있을까요?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항응고제는 그 치료범위가 좁은 편입니다. 다시 말해 사람마다 적정한 용량이 다 달라 용량조절이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항응고제 용량이 너무 적으면 먹으나 마나 예방 효과가 없고 반대로 너무 많으면 쉽게 출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청국장처럼 항응고제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식품도 문제지만 증가시키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흔히 병원에서 처방하는 항생제나 무좀약 같은 항진균제, 위장약, 부정맥약 등이 거기에 해당이 되고요. 한약도 일부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항응고제를 복용하시는 환자분들은 주치의 외에 다른 의사 선생님이나 한의사 선생님께 진료를 받으실 때에는 항상 본인이 항응고제를 먹고 있다고 알려주어야 합니다.

[앵커]
말씀을 들을수록 몸 상태에 따라서 음식도 더욱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심장질환자들이 지켜야 할 생활 수칙에 대해서 말씀해주시죠.

[나진오 / 고려대 구로병원 교수]
심장질환은 한번 나빠지면 돌이키기 힘든 경우가 많으므로 예방이 최선인데요. 고혈압 당뇨, 비만, 흡연과 같은 병들이 주로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하나같이 아프다거나 하는 증상이 없어 간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의료현장에서는 너무 멀쩡했던 환자분들이 갑자기 잘못되는 경우를 볼 때마다 저 환자분들이 미리 좀 치료를 받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규칙적으로 생활하시고 잠도 푹 자고 너무 과식하지 말고 짜게 드시지 말고 적절한 운동하시는 것이 최선이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서 건강상태를 체크 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약제의 발달로 이러한 음식조절이 필요 없는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가 널리 사용 중에 있으니 와파린을 드시는 분들은 담당 주치의 선생님과 상의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앵커]
청국장이 과도하게 섭취하지만 않으면 건강식품으로 효과가 탁월하지만,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말씀 해주셨습니다. 지금까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진오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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