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달 전쟁 재점화...극기지 세운다

미-러, 달 전쟁 재점화...극기지 세운다

2016.06.27.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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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달 탐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물이 있는 극지방에 기지를 세워 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입니다.

김진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은 우주기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한발 앞서 나간 것은 소련이었습니다.

최초의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데 이어, 인류 역사상 최초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탄생시켰습니다.

동시에 달 정복을 위한 치열한 경쟁도 시작됐습니다.

소련은 1959년부터 루나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달 탐사와 착륙선 발사를 계속 추진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1958년, 달 탐사선 파이어니어에 이어 달 착륙선 서베이어, 그리고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폴로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했습니다.

우주 개발 분야에서 소련에 밀리던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하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습니다.

[닐 암스트롱 / 미국 나사 우주인 :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큰 도약입니다.]

미국에 인류 최초 달 착륙의 영광을 뺏긴 소련은 준비하고 있던 유인 우주인 계획을 백지화했지만, 꾸준히 착륙선과 탐사 로봇을 달에 보냈습니다.

[오제리닌 세르게이 / 러시아 라보치킨 박물관 담당자 : 달 탐사선 발사에 처음으로 성공했고, 세계 최초로 달 표면 착륙을 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습니다.]

구소련은 1970년과 73년 두 차례에 걸쳐 달에 탐사 로봇을 보냈습니다.

바로 이 로봇과 같은 형태입니다.

로봇은 달 표면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달 사진을 찍고 토양 분석 자료를 지구로 보내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천문학적인 예산이 드는 우주개발이지만, 진영 간 경쟁이 과열되며 투자가 가능했던 겁니다.

하지만 1972년 아폴로 17호, 1976년 루나 24호를 끝으로 미국과 소련은 달 탐사를 잠정 중단합니다.

구소련의 몰락으로 냉전 체제가 깨지고 달에 대한 궁금증도 어느 정도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40여 년 동안 잊혀가던 달이 다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달의 남극, 태양 빛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 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최영준 / 한국천문연구원 행성연구그룹장 : 운석 구덩이 안쪽은 태양 빛을 한 번도 받을 수 없는 영구적인 그림자 지역이 있을 수 있는데, 그곳에 소행성이나 혜성 같은 천체들이 충돌해서 물을 쏟아놓으면 한 번 생긴 물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미국은 2018년, 우리와 함께 궤도 탐사선을 발사하며 다시 달 탐사에 나섭니다.

[최기혁 / 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연구단장 : 항우연과 나사 사이에 달 탐사를 위한 협약서가 준비되고 있고, 주요 내용은 대부분 정리돼 10월 전후에 서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도 2019년, 새로운 달 탐사선 루나 글로브를 발사하고 이후 착륙선인 '루나 리소스-1'을 보내 극지 자원 탐사에 나설 예정입니다.

[블라디미르 돌고폴로프 / 러시아 라보치킨 탐사프로그램 책임자 : 기존에 축적된 지식과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달의 극 지역에 착륙하는 장치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달에 사람이 거주하는 우주 탐사 전진기지를 건설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류 생존의 필수 조건인 물이 발견되면서 가치가 급상승한 달을 놓고, 미국과 러시아 간의 달 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습니다.

YTN 김진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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