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과학을 더해 만든 별천지, 한국의 정원

자연에 과학을 더해 만든 별천지, 한국의 정원

2016.05.15. 오전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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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정원은 인공미를 줄이고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합니다.

특히 그 안에 과학을 접목해 자연을 담은 조형물 중에 가장 뛰어난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김진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정원인 '월 지'

기러기와 오리가 날아들어 '안압지'로 불리게 된 아름다운 곳으로 통일신라 시대 문무왕 대에 지어진 동궁의 정원입니다.

도가의 불로장생 사상을 담아 아름다운 신선 세계를 형상화했으며, 여기에 연못을 바다로 상징화해 신라인들이 경외하던 용왕 신앙을 담았습니다.

[박경자 /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그 당시 신라에는 왜구 침입이 잦아서 항상 불편했죠, 그래서 용왕님이 신라를 수호한다는 의미에서 용왕 신앙하고도 결부를 시키는 거죠.]

'월 지'는 넓이 만6천5백여 제곱미터, 수심 1.5m의 연못에 무려 22만 톤의 물이 공급됩니다.

동남쪽 담장 밑 도랑을 통해 들어온 물은 폭 50cm, 깊이 25cm 정도의 수로를 타고 세 차례에 걸쳐 꺾어 연못으로 들어갑니다.

[안계복 / 대구가톨릭대 정원학과 교수 : 유속을 떨어뜨려서 모래를 침전시키고 그래서 맑은 물을 연못에 공급하기 위해서 이와 같은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세계를 구현했던 삼국시대 정원은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그 모양과 사상에서 변화를 보입니다.

자연과의 조화는 유지한 채 중심이 되는 연못의 형태가 바뀐 겁니다.

[이재근 / 상명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 자연계류형의 연못으로 조성됐는데, 그것이 고려, 조선으로 오면서 방지형으로 바뀝니다. 방지라고 하는 것은 네모난 형태의 연못이고 네모 모양의 연못은 땅을, 원 모양의 섬은 하늘을 상징해 유교 음양합일의 사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애써 기교를 부리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는 과학기술로 완성된 한국의 정원.

오랜 시간 동안 정원은 그 안에 저마다의 이상세계를 구현했던 조상들의 작은 별천지였습니다.

YTN 김진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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