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성과도 '빨리 빨리'...본질 놓친 한국 과학계

연구 성과도 '빨리 빨리'...본질 놓친 한국 과학계

2015.12.04. 오전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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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논문 표절로 최연소 박사 학위 취득이 무산된 송유근 군.

단기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이 빚은 일인데,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연구 관행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혜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
"빨리 넓은 무대에 내보내고 싶은 초조함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2월 졸업을 서두른 것은 사실입니다."

천재 소년도 빨리 무언가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학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익숙하다는 분위기입니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과제에 따라 연구비가 나오다 보니 연구는 자연스럽게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것 위주로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송철화,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 총연합회장]
"아주 오랫동안은 무조건 정량적인 성과 지표를 만족하느냐가 유일한 성과 평가 지표였다. 당초에 약속한 것을 제때 생산할 수밖에 없도록 요구됐던 것이고 그러다 보면 많은 연구진이 쫓길 수밖에 없던 것이죠."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평가 때에는 막대한 서류작업에 시달립니다.

학계는 연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영제, KIST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이라는 것은 단기간에 모든 결과를 집중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보다 과학 기술에 대한 신뢰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인내를 가지고 우리가 기다려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매번 큰 사건 앞에서 작아지는 한국 과학계.

발전을 위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YTN 사이언스 이혜리[leehr2016@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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