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미디어] 천일염 논란 관련 보도, 문제점은?

[이슈&미디어] 천일염 논란 관련 보도, 문제점은?

2015.09.01.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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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미디어와 관련된 과학 소식을 살펴보고 언론의 과학보도 내용을 비평해보는 '이슈 앤 미디어' 시간입니다.

공공미디어 연구소 이경락 박사, 자리에 나와주셨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볼까요?

[인터뷰]
최근 천일염의 유해성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논란은 한 음식칼럼리스트를 통해서 발생했는데요, 블로그를 통해서 우리나라 천일염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천일염 업계와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논쟁과 관련해서 과연 천일염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유해성 논쟁의 핵심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논쟁에 대해서 우리 언론의 입장은 무엇이고, 그 과정에 문제는 없었는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천일염이 무엇인지부터 이야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은데요. 일반 소금과 어떻게 다른 건가요?

[인터뷰]
일반적으로 소금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천일염, 정제염, 암염, 자염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천일염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염전에서 태양을 이용해 수분을 증발시켜 결정화하는 방식입니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이온교환수지에 통과시켜 불순물을 제거하고 염도를 높인 후 끓여서 결정화하여 만듭니다. 당연히 비용이 더 많이 들겠죠?

암염은 우리말로 돌소금, 또는 '석염'이라고 하는데요. 해수나 염호가 있던 곳에서 일종의 광상 형태로 존재합니다. 캐내는 소금이죠. 자염은 끓여서 만든 소금을 말하는데, 좋은 갯벌 흙을 염전에 옮겨 말리고 이를 다시 끓여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일제가 천일염 기술을 들여오기 전까지 우리의 전통적인 소금 제작 방식이었습니다.

[앵커]
천일염은 말 그대로 하늘의 햇볕을 이용해 수분을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이라는 이야기군요.

그런데 왜 천일염에 대해 논란이 일어난 건가요?

[인터뷰]
최근 천일염 논란과 관련해서 논쟁이 생긴 이유는 얼핏 한 음식칼럼리스트의 비판 때문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천일염 마케팅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천일염을 홍보하는 쪽에서는 천일염에 미네랄이 풍부하여 정제염보다 훨씬 뛰어난 것처럼 이야기를 해왔습니다.

그런데 포함된 미네랄이라는 것이 어떻게 몸에 작용하고,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고, 오히려 그 제작 특성상 위생상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네랄이 중요하긴 하지만 대부분 음식을 통해 충분한 미네랄을 섭취하고 있으며, 굳이 소금을 통해 극소량을 미네랄을 섭취하느니 아주 깨끗한 정제염이 낫다는 반론이 나온 것이죠. 이와 관련해서 양측은 각각 다른 논문, 즉 다른 과학적 근거로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양측이 일종의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나요?

[인터뷰]
우선 논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네랄에 대해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래 미네랄은 광물질의 일종인데, 생체성분으로서의 무기질도 종종 미네랄, 즉 무기영양소라고도 합니다.

간호학대사전에 따르면 이러한 무기영양소의 원소 조성은 약 20종으로 주 된 것은 칼슘, 마그네슘, 인, 나트륨, 칼륨, 염소로 전체의 수십 퍼센트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구리, 아연, 요오드, 망간, 코발트 등이 미량이지만 중요한 원소고, 이 외에도 불소, 셀레늄, 몰리브덴, 크롬, 규소, 주석, 바나듐 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천일염에 문제를 제기하는 쪽은, 엄밀히 말해서 천일염은 그 자체로 나트륨과 염소의 미네랄의 화합물이며, 다른 기타 미네랄의 측면에서 볼 때 쓴맛을 내는 마그네슘의 함량이 높을 뿐 아주 뛰어난 성분비는 아니라 것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 마그네슘이 주를 이루는 간수는 빼야 해서 미네랄 함량이 높다는 것은 문제고, 또 일부 논문을 통해 세균이 검출되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천일염은 몸에 해롭다는 주장이 맞는 건가요?

[인터뷰]
그런데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세균 문제만 하더라도 염화나트륨의 특성상 일정 기간 이상 보관하면 되면 살균이 되기 때문에 보관소 천일염 시료에서는 미생물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식약처에서도 국내 천일염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했는데, 결론적으로 무해 하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식약처 관계자는 시판 천일염은 생산자들이 제품을 출하하기 전에 이물 등을 제거하고 식품공전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출하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천일염에 대한 기준, 규격을 마련할 때 국민의 안전을 고려해 생산 현장과 판매 제품에 대해 수차례 모니터하고, 과학적으로 충분히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계속 논쟁이 이어지면, 보도자료를 발표할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럼 천일염 관련 논쟁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인터뷰]
천일염 논쟁과 관련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상업적 맥락이 논란의 원인이 되었고, 비과학적 담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선 천일염과 관련해서 생산자들이 지나치게 그 건강기능을 과잉광고하고, 무기영양소로서 미네랄을 무기질 전반으로 해석하는 등 천일염만이 유익한 것처럼 홍보하지 않았다면 이런 논란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과도한 효과를 반박하다 보니 유해성으로까지 확대된 양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비과학적 담론들도 문제입니다. 저희 어머니도 그렇지만, 주부들께서는 보통 김치를 절일 때 천일염을 많이 사용하시는데요. 이와 관련해 천일염을 옹호하는 분들은 정제염으로 절이면 김치가 녹는다는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치를 분석한 과학적인 논문을 보면 오히려 천일염이 정제염보다 경도 변화가 더 적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더 아삭할 수 있다는 것이죠.

[앵커]
천일염과 관련된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와 관련해서 앞으로 언론은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을까요?

[인터뷰]
일단 천일염의 효과와 관련해 염화나트륨을 제외한 기타 미네랄의 종류와 그로 인한 생리 작용 등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고, 유해성과 관련해서는 우리 식품공전의 기준과 세계 기준을 합리적으로 비교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문제는 그리 복잡한 문제가 아닌데, 그동안 우리 언론이 소금을 물에 녹여서 이물질을 확인하는 수준의 단순한 검증만 했던 것은 아쉬운 부분이죠. 지금이라도 언론이 적극적인 실험과 검증에 나서주길 기대합니다.

[앵커]
천일염의 효과와 관련해서 과학적인 실험과 검증이 진행돼서 오해와 궁금증이 원만하게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공공미디어 연구소 이경락 박사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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