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 인테리어에 미친 영향은?

ICT 기술, 인테리어에 미친 영향은?

2015.08.31. 오후 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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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요훈, IT 칼럼니스트

[앵커]
이번에는 ICT 트렌드를 소개해 드리는 'ICT 포커스' 시간입니다.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떤 주제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인터뷰]
SF 작가 윌리엄 깁슨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고요. 어쩌면 이 말이 꼭 들어 맞는 분야가,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인테리어'인데요.

보통 '인테리어'라고 말을 하면 예쁘게 집을 꾸미거나, 방을 꾸미는 것을 말하잖아요? 조금 더 크게 보자면 실내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 전부를 부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인테리어 분야에도, ICT가 아주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자료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 공간에 맞는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을 해보고, 실제로 가구나 벽지, 조명 기구 등을 배치하는 것까지 거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ICT 기술이 어떻게 인테리어 디자인을 바꾸고 있는지, 그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앵커]
인테리어 디자인에 ICT가 어떤 영향을 주고 있나요?

[인터뷰]
지금 보시는 앱은, 제가 얼마 전 이사를 했을 때 실제로 사용했던 앱입니다. '홈 디자인 3D'라고 하는데요.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 간단히 자신의 집 평면도를 그리고, 다양한 가구를 배치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은 디자인을 3D 그래픽으로 전환해서, 직접 돌아다니는 느낌으로 감상할 수도 있고요.

이런 앱들은 다양하게 있는데요. 직접 해보시면 사용하기도 쉽습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시면 자신이 사는, 또는 이사 갈 아파트의 평면도가 다 등록되어 있거든요? 그 평면도를 보시면서 그 그림에 나온 형태랑 숫자 그대로 입력해 주시면 끝납니다. 그리고 미리 등록돼있는 가구 아이콘들을 배치하면 되고요.

중요한 것은, 원래 이런 작업은 예전에는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던 그런 일이었거든요. 그런 일을, 이제 저 같은 평범한 사람도 간단히 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거죠.

꼭 이사할 때만 이런 앱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 이케아에서 내놓은 전자 카탈로그를 보면, 어떤 가구를 사기 전에 미리 그 가구를 우리 집 방이나 거실에 가상으로 놓아두고 어울리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 있습니다. 일종의 증강 현실 기능인데요. 요즘에는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럴 때보다 편리하게 어떤 물건의 현실감을 미리 느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인테리어를 할 때는 가구 배치 외에도 벽지나 바닥 등 전체적인 스타일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이런 부분을 도와주는 앱도 있을까요?

[인터뷰]
그럼요.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고 실제로 꾸미는 것까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앱은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먼저 '하우즈(Houzz)'란 앱이 있습니다. 다양한 인테리어 사진을 볼 수 있는 앱인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나 공간, 예산 등을 고려해 참고할 수 있는 많은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자료가 무려 450만 개 이상이나 등록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전문가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조언도 받을 수 있지만, 영어만 지원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앱으로는 '오늘의 집'과 '집 꾸미기'란 앱이 있는데요. 자신이 직접 꾸민 방 사진을 올려서 공유하고, 인테리어 고수들의 노하우와 제품 정보를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분야별 전문가들과 연결도 시켜주기 때문에, 처음 인테리어 꾸미기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앱들입니다.

대충 내가 원하는 스타일은 찾았다, 이런 방을 이런 스타일로 꾸미면 좋겠다 싶어도, 막상 꾸미려고 생각해 보면 또 부딪히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색상인데요. 색이란 것이 잘못 사용하면 전체적인 분위기를 망치고, 막상 좋아하는 색을 찾았어도 다른 색은 어떤 것이 어울리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그럴 때 사용하는 앱이 바로 이 '마이 팬톤'입니다. 원하는 색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어울리는 색을 찾아줍니다. 또는 카메라로 색을 찍어서 원하는 색을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앵커]
흥미로운 기술들인데요, 앞으로 ICT 기술이 우리가 사는 환경 자체에도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인터뷰]
충분히 가능성이 있죠. 아마 스마트 기기와 디스플레이 기술, 이 두 가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인테리어 분야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휘어지는 화면과 전자 잉크, 그리고 투명 디스플레이입니다.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벽면에 부착할 수 있기 때문이고, 전자 잉크와 투명 디스플레이는 잘만 활용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꿔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디스플레이를 창문이나 벽에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은 '손테(SONTE)'라는 이름의 전자 필름입니다. 평소에는 투명하다가 전기가 통하면 불투명하게 바뀌는 필름인데요.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서 불투명도를 바꿔줄 수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투명한 공간으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에만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공간으로 바꿔줄 수가 있는 거죠.

지금 사용하고 있는 유리창이나 유리문을 바꿔줄 필요도 없고, 그냥 필름만 그 위에 갖다 붙이면 바로 스마트 유리로 변신합니다. 불투명하게 만든 다음 프로젝터 빔을 쏴주면 대형 스크린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요. 화장실 같은 곳에 이용하면 사람이 없을 때는 속이 보이다가 문을 잠그면 바로 불투명한 창으로 바뀌는 식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전자잉크도 인테리어 디자인에 사용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전자종이 전문 기업인 이 잉크 회사에서는 '프리즘'이란 이름의, 컬러 전자 잉크를 사용한 벽과 테이블을 발표했습니다. 아직 상용화는 되지 않은 제품인데요. 앞으로 이런 제품들이 점점 개선되기 시작한다면, 미래에는 어쩌면 인테리어 스타일이나 날씨, 그날의 기분에 맞춰 변하는 벽을 가지게 될 수도 모르겠습니다.

전기 코드가 전혀 필요 없는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듀퐁'에서는 무선 충전 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력해, 아예 무선 충전기가 내장된 가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주방에서 요리하다가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만 놔도 충전이 되고, 소파에 앉아 옆 테이블에 올려놓거나 침대에 둬도 충전이 되는, 그런 시스템입니다. 나중에 스마트 허브와 연결되면 큰 효용성을 가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혹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배달 앱처럼, 인테리어를 주문할 수 있는 앱도 있나요?

[인터뷰]
정말 다양한 앱들이 출시되어 있는데요. 실제로 인테리어를 할 때 도움이 되는 앱과 서비스도 분명히 있습니다. 원하는 색과 비슷한 페인트 번호를 알려주는 앱이나, 벽지나 바닥재의 샘플을 보여주는 앱도 나와 있고, 바꾸고 싶은 인테리어 디자인과 현재 상황을 사진 찍어서 신청하면 아예 인테리어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앱도 존재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앱과 서비스가 있으니, 조금만 노력을 하시면 생각보다 더 쉽게 인테리어에 접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앵커]
이사 전에 가구를 미리 배치해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날씨나 분위기에 따라 벽지의 색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운데요, 앞으로 또 어떤 ICT 기술이 인테리어에 접목될지, 기대해 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IT 칼럼니스트 이요훈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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