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쪼이면 암세포 파괴...새 전립선암 치료법

빛 쪼이면 암세포 파괴...새 전립선암 치료법

2013.03.20. 오전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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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항암제를 사용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어느 정도 늦출 수는 있지만,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내에서만 항암제가 직접 작용하도록 하는 획기적인 전립선암 치료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정현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립선암을 유발시킨 시험용 쥐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말기 상태로 종양은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커졌고 암세포는 폐까지 퍼졌습니다.

이 쥐에 특수 처리된 항암제를 주사한 뒤 한 시간가량 근적외선을 쪼여줬습니다.

20일 정도가 지난 뒤 상태를 확인하자 종양은 물론 폐에 전이된 암세포까지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종양에 직접 빛을 쪼여주면 체내에 들어간 항암 약물의 활동이 극대화되면서, 1회 시술만으로도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시술법의 핵심은 항암제를 암세포까지 전달하는 새로운 약물전달체에 있습니다.

이 약물전달체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RNA와 항암제를 담은 DNA, 그리고 빛을 받았을 때 열을 내는 금 나노막대가 서로 꼬리를 물고 연결된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머리 부분의 RNA가 혈액을 타고 마치 유도미사일처럼 암세포를 찾아내 안착하면 근적외선을 쪼여주는데, 이 근적외선이 금 나노막대를 태웁니다.

나노막대가 타면서 내는 42도의 열이 암세포를 태우고, 동시에 항암제가 담긴 DNA 구조를 깨뜨리면 항암제가 나와 암세포를 파괴하는 겁니다.

거부 반응 없이 기존 항암제보다 5배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고, 항암제 방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장기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엄숭호,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우수한 기능을 가진 항암제를 그대로 도입해서 약물의 열적 특성과 어우러진 시너지를 내면 다양한 암종에 대해 치료가 가능할 것이고요. 중기나 말기 암 등 굉장히 암이 크게 자란 경우에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상실험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최대 10년 정도가 걸리지만 그 가능성은 무척 높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보건과학분야의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스'에 실렸습니다.

YTN사이언스 정현상[jhs0521@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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