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나로호 협력...득과 실은?

러시아와 나로호 협력...득과 실은?

2013.02.01. 오전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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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여곡절 끝에 나로호 발사가 완전한 성공을 거뒀지만 핵심 엔진은 러시아 것이었다는 점에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인한 우리 우주기술의 득과 실을 짚어봤습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은 많은 말을 낳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로호 발사가 잇따라 실패하자 발사체 핵심인 1단 엑체엔진 기술을 이전받지 못하는 기술 협정이 계속해서 도마에 올랐습니다.

특히 협정을 체결할 때 암묵적으로 일부 기술 이전을 이면 합의했었다는 전 정권 인사의 이야기까지 흘러 나왔기 때문입니다.

나로호 성공을 발표한 뒤 항공우주연구원은 작심한 듯 말을 꺼냈습니다.

1단 엔진 기술 자체는 넘겨받을 수 없었지만 1단 추진기관 실물을 확보한 것만도 적지 않은 성과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엔진을 제외한 1단을 저희들이 하나 더 갖고 있습니다. 이 물건을 러시아가 한국에 인도를 하는 결정을 하기 까지 굉장히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이번에 러시아와의 소통 창구를 뚫은 노하우로 앞으로 지속적인 협력이 수월해졌다고 자평합니다.

[인터뷰:조광래, 나로호발사추진단장]
"(나로호 성공으로) 국제 사회에서 발사체를 쏜 나라가 됩니다. 그런 차원에서 협력이 좀 더 용이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나로호의 성공을 바라보는 시각은 냉정합니다.

분명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기술은 우리 것이 아니었고, 그 기술을 배우게 된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허훈, 고려대 교수]
"우주강국에 들어섰다고 얘기하기는 무리가 있죠. 애초에 기술 협약을 맺을 때부터 러시아 쪽에서는 1단 기술에 대해서는 발사는 해주지만 위탁 발사 개념이고..."

나로호 발사가 우여곡절을 겪은 이면에 기술적 문제 뿐 아니라 정치적 배경도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도 어렵습니다.

[인터뷰:류정주, 건국대 교수]
"대포동 사건이 터지니까 (발사를) 2005년으로 5년을 갑자기 앞당기라고 했다가 결국 안됐잖아요. 정부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원할 거면 정책의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선진국에 비해 30~40년 이상 뒤쳐진 발사체 기술을 따라잡고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번 성공에서 환호하기보다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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