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꼬리수리 3,600㎞ 이동 경로 첫 확인

흰꼬리수리 3,600㎞ 이동 경로 첫 확인

2013.01.28. 오후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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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흰꼬리수리의 자세한 이동 경로가 위치추적기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는 흰꼬리수리는 한창 이동 시기에는 8일 동안 무려 1,800km를 날아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상북도 안동 반변천입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된 흰꼬리수리 3마리가 물고기 사냥에 한창입니다.

잡은 고기를 쪼을 때마다 진한 갈색 날개 아래로 하얀꼬리가 선명합니다.

33번이라는 번호가 눈에 띄는 흰꼬리수리 한 마리가 2m나 되는 날개를 활짝 펴고 유유히 날아오릅니다.

지난해 1월 경기도 이천에서 탈진상태로 구조됐다 건강이 회복된 뒤 야생으로 돌려보내졌던 바로 그 흰꼬리수리입니다.

당시 날개에 33번이라는 번호표와 깃털 안쪽에 인공위성 위치추적기가 부착됐는데 1년여 만에 안동에서 다시 발견된 것입니다.

[인터뷰: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탈진상태로 구조됐습니다. 경기도 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구조했는데요, 별다른 외상은 없는 것으로 나왔고 건강을 회복시킨 다음에 자연으로 다시 돌려보낸 것입니다."

위치추적기에는 흰꼬리수리의 이동 경로가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지난해 4월 6일 경기도 이천을 떠난 뒤 북한을 거쳐 1,810km를 날아간 흰꼬리수리는 8일 만에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에 도착했습니다.

거기서 182일을 머문 뒤 지난해 10월 13일부터 같은 경로로 남하해 올 초 우리나라로 돌아온 것입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러시아에서 지내고 우리나라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무려 3,600km를 왕복한 셈입니다.

[인터뷰:한상훈,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
"우리나라에 오는 흰꼬리수리가 어디서 오는가를 이번에 처음으로 밝혀냈고..."월동하는 흰꼬리수리의 번식지를 저희가 확인할 수 있는 그런..."

2000년 초 겨울 50~60마리에 불과했던 국내 흰꼬리수리 개체 수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20여 마리가 관측됐습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러시아 아무르강 유역이 흰꼬리수리 주요 번식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러시아와의 공동연구를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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