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뇌염 모기' 확산 공포

미, '뇌염 모기' 확산 공포

2012.08.18. 오전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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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뇌염 증세를 일으키는 '웨스트나일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확산돼 공포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폭염과 가뭄으로 이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모기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조성된 탓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이광엽 특파원이 전합니다.

[리포트]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에 사는 조던 코너 양은 최근 생명을 잃을 위험에 처했습니다.

처음에는 손가락에 마비가 오더니 며칠 만에 팔다리를 움직이기가 어려워졌고 나중에는 의식마저 잃었습니다.

모기에 물려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녹취:에보니 코너, 조던 양 어머니]
"병원에 가려고 딸을 깨웠을 때 혼수상태였는데 의식이 불분명한 발작성 수면증으로 변했습니다."
(Jordan went from lethargic when I woke her up to go the doctor to being narcoleptic. Maybe even going in and out of consciousness.)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는 이 바이러스에 2백여 명이 감염돼 사망자가 10명을 넘어서자 45년 만에 처음으로 항공 방제를 실시했습니다.

꿀벌과 애완동물 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일부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했지만 재판부는 질병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녹취:클레이 젠킨스, 텍사스주 댈러스카운티 판사]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방제가 늦어지면 웨스트나일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 수 있다는 견해를 보였기 때문에 이대로 둘 수는 없습니다."
(The CDC tells me, as far as that goes, in the most hard-hit areas is the delay in spraying can be counted in the number of west nile cases and potential deaths and so we're not going to let that happen.)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미 전역에서 7백 명가량이 감염돼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지난 99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사망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텍사스주 주민이고, 미시시피와 캘리포니아주 등지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모기에 물려 전염되는 이 바이러스는 처음에 발진과 두통 등의 증세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감염자 150명 중 한 명 꼴로 고열과 신체 마비 등을 겪다 목숨을 잃기도 하는 질병으로 예방 노력이 중요합니다.

[녹취:베스 벨,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국장]
"웨스트나일 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 감염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입니다."
(We really don't have a vaccine for West Nile Virus. So really, the only ways that we can prevent people from getting sick from West Nile Virus is to prevent people from getting bitten by infected mosquitoes.)

유난히 따뜻했던 겨울에 이어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서 물웅덩이가 많이 생겼습니다.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게 웨스트나일 바이러스의 창궐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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