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음이 당뇨 부른다

과음이 당뇨 부른다

2011.07.19. 오후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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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술을 너무 가까이 하다보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공복 혈당 검사로는 잘 진단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구수본 기자입니다.

[리포트]

20살 때부터 매일 소주 3병 이상을 마셨다는 47살 박중재 씨.

계속된 과음으로 불과 32살 나이에 췌장염에 당뇨 진단까지 받았습니다.

[인터뷰:박중재(가명), 알코올 중독·당뇨 환자]
"(인슐린 주사를) 일주일에 한 2번 맞을까? 맞게 되지 않고, 그러면서도 술 먹게 되고 안 맞게 되더라고요. 참, 어떻게 해야 할 지 내 자신도 답답할 때가 많아요."

알코올 중독 환자 5명 중 1명은 당뇨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반 성인남성의 2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인터뷰:천영훈, 알코올 중독 치료 전문병원장]
"술로 인해서 췌장도 많이 망가지고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도 많이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혈당이 잘 안 잡힌다는 측면이..."

더 큰 문제는 진단이 어렵다는 겁니다.

보통 혈당 측정은 8시간 이상 금식한 뒤 공복 상태에서 하는데, 알코올 중독인 당뇨환자들은 공복 상태 혈당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정상으로 진단받습니다.

실제로 알코올 중독 환자 200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공복 혈당 검사에서는 9%만 당뇨로 진단됐습니다.

그러나 당 부하 검사를 해봤더니 21%로 환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김대진,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교수]
"알콜은 간에 영향을 미쳐서 공복 혈당을 오히려 낮추게 만들어요. 문제는 식사 후나 일상생활에서 혈당은 춤을 추듯이, 요동치듯이 진행됩니다. 특히 식사 후에는 굉장히 올라가거든요."

국내 알코올 중독 환자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60만 명 이상이 당뇨 진단에서 누락됐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따라서 평소 술을 많이, 특히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간단한 공복 혈당검사보다는 보다 면밀한 검사를 통해 당뇨병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YTN 구수본[soob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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