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성 유산은 단백질 이상이 원인"

[앵커멘트]

임신 20주 이내에 두 번 이상 유산되는 것을 습관성 유산이라고 합니다.

'습관성 유산'이 체내의 단백질 이상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습니다.

김잔디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올해로 결혼한 지 6년이 된 32살 민 모 씨.

임신한 지 3개월이 되면 습관적으로 유산이 되곤 해, 벌써 4차례나 유산이 됐습니다.

[녹취:민 모 씨, 습관성 유산 환자]
"아무도 스트레스를 주지 않아도 TV에 아이라도 나오면 남편을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어요."

임신 20주 이전에 두 번 이상 유산되는 '습관성 유산'은 전체 임신 가운데 10%나 됩니다.

부모의 염색체 이상이나, 자궁기형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왔지만 환자의 절반은 원인을 알 수 없었습니다.

[녹취:이숙환, 차병원 불임센터]
"유산도 중절 수술이기 때문에 자꾸 하면 자궁벽이 약해지고, 나팔관이 막히기 때문에 결국 불임으로 갈 위험이 높은거죠."

이같은 '습관성 유산'은 임신에 관계되는 단백질이 부족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포천중문의대 백광현 교수팀은 습관성 유산 여성과 정상 여성의 여포액을 추출해 단백질 성분과 특징, 양을 분석했습니다.

조사 결과 습관적으로 유산하는 여성들은 임신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단백질 5개의 양이 정상 여성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녹취:백광현, 포천중문의과대학교]
"면역에 관련된 단백질이 부족하면 태아의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키고, 혈관형성 단백질이 부족하면 혈관을 못 만들고, 혈액응고를 막는 단백질이 부족하면 태아의 혈액이 뭉치게 되기 때문에 유산이 되는 것입니다."

연구팀은 습관성 유산을 유발하는 단백질 양을 측정함으로써 조기에 유산 여부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자]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임신부에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습관성 유산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YTN 김잔디[jandi@ytn.co.k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