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부자 순위 올리려고 '딴 사람 위장 전화' 의혹

트럼프, 부자 순위 올리려고 '딴 사람 위장 전화' 의혹

2018.04.21. 오전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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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사업가 시절 자신의 재력 순위를 올리려고 경제 전문 '포브스지'에 가짜 전화를 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포브스 기자는 당시 녹취록을 공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이에 대해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계 부자 순위를 매기는 경제 전문지 포브스지의 담당 기자 조나단 그린버거는 1984년 5월 17일, 트럼프 재단의 부사장 존 배런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전화를 받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이미 아버지 프레드의 재산 90%를 승계받았는데, 포브스가 그의 재산을 저평가했다는 것입니다.

[존 배런 (실제는 트럼프 추정) : 당신에게만 살짝 알려주는 건데, 프레드 트럼프의 재산 거의 대부분이 이미 아들 도널드에게 통합됐어요.]

프레드 트럼프가 아직 현업에 있는데 어떻게 가능하냐고 기자가 묻지만, 배런은 그렇게 됐다고 태연하게 주장합니다.

[존 배런 (실제는 트럼프 추정) : (좀 이상한데, 세금 목적으로 재산을 넘긴 건가요?) 그렇죠. 바로 그거죠! (그러니까 재산의 90% 이상이 통합됐다는 거죠?) 예, 90% 이상이라 말할 수 있죠.]

하지만 이 기자는 최근 당시 녹취 테잎프를 다시 들어본 결과, 배런은 바로 트럼프 본인이었다는 걸 발견했다며 워싱턴포스트와 CNN 등에 당시 녹취록과 정황을 모두 공개했습니다.

이 기자는 당시 트럼프가 엑센트를 바꿔 위장했는데, 언론에 목소리가 많이 노출된 지금 그 테이프를 다시 들어보니 트럼프가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현지 주요 언론들은 이 같은 정황을 자세히 보도하며, 백악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거부당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는 가짜 타임지 표지를 만들어 전시했다가 발각돼, 타임지로부터 철거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진행하던 프로그램 '어프렌티스가 TV를 강타했다'는 문구와 함께 자기 사진을 넣은 가짜 표지를 만들어 골프장 곳곳에 걸어놓은 것입니다.

[데이빗 패런솔드 / 워싱턴포스트 기자 : 벽에 걸려 있으니 매우 인상적으로 보이지만, 가짜입니다. 완전히 가짜예요.]

현지 언론들은 포브스 기자의 '트럼프 거짓 전화' 폭로를 거의 사실로 보도하고 있는데, 백악관이 확실한 반박을 하지 못할 경우, 트럼프의 신뢰도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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