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종 차별' 맹비난으로 선회 ... 꼬리내린 '우월주의'

트럼프, '인종 차별' 맹비난으로 선회 ... 꼬리내린 '우월주의'

2017.08.15. 오전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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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백인우월주의 시위 사태와 관련해 애매한 말을 했다가, 여론의 비난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인종차별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준동했던 '백인 우월주의'가 다소 주춤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여론의 폭격을 맞으며 골프장에서 백악관으로 임시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

인종 차별주의에 대한 한층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냅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인종 차별은 악이며, 인종차별주의로 폭력을 일으키는 것은 범죄입니다.]

백인우월주의 단체 이름까지 직접 거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美 대통령 : KKK, 네오나치, 백인 우월주의자들, 그리고 미국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증오 단체들이 다 포함됩니다.]

인종 차별주의와 반대 세력을 싸잡아 비난했던 이틀 전의 애매한 태도와는 크게 다른 모습입니다.

[백악관 출입 기자 (지난 12일) : 대통령께서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지지하고 싶었나요?. 그들을 충분할 정도로 강력히 비난하셨다고 생각하나요?]

지지세력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주의'의 잘못을 바로 지적하지 못하는 지도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야당은 물론, 펜스 부통령과 루비오, 크루즈 가드너 의원 등 당내에서도 직간접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제약회사 머크사 CEO는 대통령 자문직을 사퇴했습니다.

트럼프는 즉각 트위터를 통해 자문직을 사퇴했으니 약값 내릴 연구를 할 시간 많아졌겠다며 조롱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거세지는 여론에 결국 고개를 숙이게 된 형세입니다.

현 정부 인사들까지 비판에 가세하고, 인종차별의 상징물을 서둘러 제거하겠다는 지자체가 잇따라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 비난 발언은 여론의 압력에 떠밀린 모양새이긴 하지만, 잘못에 대한 규정을 공식화한 셈이어서 앞으로 미국 내 분위기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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