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원조' 이탈리아, 원전 해체 노하우 공개

'탈원전 원조' 이탈리아, 원전 해체 노하우 공개

2017.07.23.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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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전은 폐쇄한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방사성폐기물을 처리하고 내부 시설을 해체하려면 높은 기술력과 수십 년 시간이 필요합니다.

일찌감치 30년 전에 탈원전을 선언한 이탈리아가 바로 이 원전 해체 기술과 경험을 공개했습니다.

황보선 유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82년 폐쇄된 이탈리아 가릴리아노 원전.

지난 35년간 원자로와 터빈 등 내부 시설 방사성물질 제거 작업을 해왔습니다.

방사능 폐기물은 임시 탱크에 넣고 밀폐했습니다.

이 임시 탱크를 영구 저장소로 옮기면 원전 해체가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렇게 하는 데 앞으로 10~15년이 걸립니다.

[발렌티노 마이오 / 원전 해체 감독 : 전국 원전 폐기물을 저장할 시설이 완공되면 그곳으로 옮겨 영구적으로 보관하게 됩니다.]

이탈리아는 1987년 국민투표를 통해 탈원전을 결정한 뒤 원전 4기와 핵연료봉 재처리 시설 한 곳에 대해 해체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이 나라 정부가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원전 해체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그동안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썩힐 게 아니라 다른 나라에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알레산드로 도다로 / 이탈리아 국립 신기술·에너지청 기술국장 : 원전 해체를 완벽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나라는 유럽에서 이탈리아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술과 경험을 해외에 수출할 수도 있죠.]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원전 폭발 이후 독일 등 여러 나라가 탈원전 쪽으로 에너지 정책을 선회하면서 원전 해체 작업에 나섰습니다.

8년 안에 원전 17기를 폐쇄하기로 한 프랑스도, 최근 탈원전을 선언한 한국도 이탈리아의 원전 해체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에서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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