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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과 충돌한 美이지스함의 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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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7-06-19 12:55
앵커

미국의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이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함정이 크게 부서지고 승조원 7명이 숨졌습니다.

군함이 상선과 부딪쳐 더 큰 피해를 본 것인데요.

사실 잘 이해가 안 되는 대목이 많습니다.

YTN 도쿄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연 특파원!

우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해 주시지요.

기자

사고가 난 것으로 그제 그러니까 지난 17일 새벽 1시 반쯤으로 추정됩니다.

일본 도쿄 남서쪽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에서 20㎞ 정도 떨어진 바다에서 미국 이지스함 피츠제럴드호와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탈호가 충돌했습니다.

정면으로 부딪친 것은 아니고 두 배 모두 도쿄 방향으로 향해 가던 중에 컨테이너선의 왼편 앞쪽이 이지스함의 오른편 중간 부분을 들이받은 것입니다.

사고는 새벽 2시 반쯤 그러니까 사고가 난지 한 시간쯤 뒤에 컨테이너선 측이 일본 해상보안본부에 신고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사고가 난 이지스함은 미국 제 7함대 소속으로 사고 해역의 북동쪽에 있는 요코스카 미군지지를 거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사고 당시 이지스함의 방향으로 볼 때 아마도 요크스카 기지로 복귀 중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군 측은 사고 당시 이지스함이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 '통상적인 운용 중'이었다고만 밝혔습니다.

필리핀 선적 컨테이너선은 일본 나고야 항을 출발해 도쿄로 향하는 중이었습니다

앵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도 생기고 배도 많이 부서졌지요?

기자


피해가 컸습니다. 새벽에 사고가 나고 그날 오후 5시 전후에 이지스함은 요코스카 기지로 도착했고 컨테이너선은 도쿄의 한 선착장에 들어갔는데요.

당시 모습을 보면 비교해 보면 파손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컨테이너선은 왼쪽 앞부분 아래가 조금 파손됐지만 다른 배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항구에 들어갔습니다.

반면 이지스함은 예인선에 끌려서 그것도 오른쪽이 기울어진 채로 기지로 돌아왔습니다.

또 배 오른쪽에서는 연신 내부에 찬 물을 뿜어내는 상황이었습니다.

어제 조지프 오코인 미 제7함대 사령관이 기자회견을 했는데 피해 상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군이 밝힌 피해 상황을 보면 부딪친 곳에 큰 구멍이 나서 부근에 있는 무선실과 기계실 그리고 승무원 취침실이 일시에 침수됐습니다.

그리고 이들 시설 윗 층에는 함장실이 있는데 이곳도 크게 부서졌습니다.

현재 집계로는 이번 사고로 함장인 브라이스 벤슨 중령을 비롯해 함장실에 있던 3명이 다쳤고 아래층에서 잠을 자던 승조원 7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선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선수 일부만 부서졌고 타고 있던 20명 모두 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앵커

컨테이너선보다 군함인 이지스함 피해가 컸는데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요?

기자

전투에 대비한 군함이 상선보다 약한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당연한 것 같습니다.

컨테이너선은 멀쩡한데 이지스함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인데요. 이런 게 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충돌한 지점을 보면 이지스함이 컨테이너선에 들이받힌 형태입니다.

평평한 부분을 뾰족한 부분으로 충돌했기 때문에 평평한 부분, 즉 이지스함 쪽의 피해가 컸다는 겁니다.

특히 이지스함이 받힌 부분에는 배의 앞쪽 선수보다는 얇은 철판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강한 선수 부분이 약한 배의 옆구리 부분을 들이받으면서 피해가 커진 겁니다.

들이받힌 이지스함의 옆구리 부분에 상대적으로 얇은 철판을 쓰는 이유는 신속한 기동력을 위해서인데요.

배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일부에 얇은 철판을 쓰는데 이번에 사고가 난 곳이 바로 그 부분이었던 겁니다.

충돌한 컨테이너선의 크기도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이지스함은 길이 154m, 배수량 8천여t인 반면 컨테이너선은 길이 222m에 배수량은 2만9천여t으로 배수량이 4배 가까이나 됩니다.

쉽게 말해 대형 트럭이 승용차를 들이받은 상황으로 보면 이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지스함에는 미사일도 탐지하는 고성능레이더가 있다는데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날 수 있는지도 의문인데요?

기자

이지스함에는 동시에 수백 개의 목표를 탐지하는 고성능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탄도미사일 등 공중 공격 탐지용일 뿐이기 때문에 바다 위에서 떠다니는 배를 탐지하는 데에는 별 소용이 없습니다.

통상 이지스함에서는 작전 상황이 아닌 밤에는 일반 배들이 사용하는 레이더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여러 명의 근무자들이 직접 눈으로 밖을 보면서 운항을 한다고 합니다.

이런 과정에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즉 일반 레이더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레이더에 문제가 있었거나, 혹은 눈으로 확인하는 부분이 소홀했거나 하는 등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잠시 언급이 있었지만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어떤 보도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앞서 말씀드렸던 일반 레이더나 직접 확인 과정의 문제가 있었을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서로가 근처에서 운항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오판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서로 지나가는 것을 알면서 제대로 피하지 못해 충돌했다는 얘기인데요.

통상 바다에서 배들이 만나면 피하는 규칙이 있는데 이를 잘못 해석해 부딪쳤다는 겁니다.

좀 설명이 복잡하긴 간단히 말씀드리면 두 배가 직각으로 만났을 때 위치에 따라 한쪽은 그대로 직선으로 가고 한쪽은 우회전을 하도록 돼 있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겨서, 즉 잘못 판단을 해서 충돌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앵커

이번 사고로 북한 미사일 방어망에 구멍이 뚫리는 게 아니냐는 보도도 있었는데 왜 이런 얘기가 나오 는 것인가요?

기자

사고가 난 이지스함 피츠제럴드에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고성능 레이더가 장착돼 있습니다.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추적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고로 크게 파손된 부분을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투입이 어렵게 됐습니다.

일본을 중심으로 북한 미사일을 탐지하는 이지스함은 피츠제럴드를 비롯해 미국 7척, 일본 4척이 전부인데 그 중 한 척의 운용이 당분간 불가능하게 돼 이런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물론 다른 이지스함이 대체할 수 있지만 미사일 탐지 이외의 임무와 휴무 등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북한 미사일 탐지 임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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