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2017.05.25.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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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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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수 제임스 본드로 활약한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지난 23일(현지시각) 암 투병 중 향년 89세 나이로 사망했다.

로저 무어는 73년 '007시리즈'의 ;죽느냐 사느냐' 편에 주인공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후, 12년간 7편의 007시리즈에 출연하며 ‘최고의 본드’로 손꼽혔다.

많은 팬이 그를 추모하는 가운데, 1983년 로저 무어를 만난 한 청년의 일화가 알려지며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이 주고 있다. 당시 7살 소년이었던 마크 헤인즈(Marc Haynes)는 프랑스 니스 공항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로저 무어를 만났다.

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헤인즈의 할아버지는 로저 무어나 제임스 본드를 알지 못했지만, 손자를 위해 로저 무어에게 사인을 요청했다. 로저 무어는 비행기 티켓 뒷면에 본인의 사인을 해주었지만, 헤인즈는 '제임스 본드'의 사인이 아니라 실망했다.

할아버지는 로저 무어에게 다가가 "우리 손자 말로는 당신이 사인을 잘못 해주셨다고 하네요"라고 말했고, 로저 무어는 헤인즈를 불러 몸을 굽히고 말했다. "로저 무어라고 사인할 수밖에 없었어. 아니면 블로펠드가 내 존재를 알아낼지 모르거든" 블로펠드는 007시리즈 사상 최악의 악당으로 꼽히는 캐릭터.

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로저 무어는 소년에게 "방금 제임스 본드를 봤다는 걸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 헤인즈는 당시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이후 성년이 된 헤인즈는 유니세프와 관련된 촬영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게 됐고, 로저 무어는 유니세프 친선 대사로 촬영장을 찾았다.

촬영 전 헤인즈는 로저 무어에게 23년 전 일화를 꺼냈다. 로저 무어는 웃으면서 "글쎄요, 기억은 안 나는데 제임스 본드를 만났었다니 좋았겠네요"라고 말했다. 환상적이었던 촬영이 끝나고 헤인즈는 복도에서 로저 무어와 다시 마주쳤다.

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헤인즈 옆에 멈춰선 로저 무어는 주변을 살피더니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니스에서 우리의 만남을 당연히 기억하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 그들 중 누군가가 블로펠드와 함께 일할지도 모르잖아"

30살의 헤인즈는 로저 무어를 처음 만났던 7살 그 시절처럼 즐거웠다며, 로저 무어를 정말 멋진 사람으로 기억한다고 회상했다.

제임스 본드에게 사인받은 7살 소년의 감동 일화

7살 헤인즈와 로저 무어의 감동적인 스토리는 트위터에서만 3만여 회 넘게 리트윗(재전송)됐다. 이야기가 전 세계적인 화제가 되자 헤인즈는 유니세프 영국지사를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1,000 파운드(약 145만원)의 목표 모금액은 현재 1,300파운드가 모여 목표 금액을 초과했다.

YTN PLUS
(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 Marc Haynes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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