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 사기' 미국인 모녀, 출국 3시간 앞두고 검거

'이메일 사기' 미국인 모녀, 출국 3시간 앞두고 검거

2016.08.25. 오후 7:1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서양호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손정혜 / 변호사, 백현주 /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친척이 거액의 유산을 남겼다는 허위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미국 모녀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이게 일단 어떻게 된 일이에요?

[인터뷰]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교포 3세입니다. 32세 김 모 씨가 어느 날 이메일을 하나 받습니다. 받았더니 미국인 사람들이 이메일을 보냈는데 뭐라고 보냈냐면 당신의 친척뻘 되는 사람이 유산으로 120억 원을 남겼다.

그게 당신한테 지금 아마 상속이 될 예정이다, 그래서 그 절차를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데 그거 받을 준비를 하라 그래서 한국에 들어온 거죠, 러시아에서. 그래서 이 사람들하고 오고 가는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비, 공증비 하는 등등 해서 갖은 명목으로 16번에 걸쳐서 9700만 원을 받아 챙겼는데요.

이 사람이 속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그겁니다. 아프리카 은행에 120억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모 아프리카 은행에 120억이 있는데 미국하고 연계가 돼서 미 영사관에서도 검증을 해 주고 이렇게 공증을 해 준다. 그래서 우리 미국인이 우리가 개입하게 됐다 이런 식으로 감언이설로 속였어요.

그리고는 이메일로 보내줍니다. 아프리카 은행 계좌 확인서 이런 거 그리고 미 대사관 공증서. 물론 위조된 서류죠. 이거에 홀딱 넘어가게 된 겁니다.

[앵커]
아프리카, 당신 친척이 알고 보니까 타잔이었습니다. 이런 거였는지 모르겠는데. 그런데 솔직히 저도 속을 것 같아요, 이렇게 하면. 백 교수님은 안 속을 것 같으세요?

[인터뷰]
저는 안 속을 것 같아요.

[앵커]
일단 여기에서 속을 것 같아요 이래야 얘기가 계속되는 거 아닙니까?

[인터뷰]
왜냐하면 저는 기자 출신이다 보니까 자꾸 의심하고. 형사 출신하고 비슷해요. 의심하고 또 의심을 하고 말을 하면서도 순간 내 말도 의심하고.

[앵커]
형사도 사기를 당한다고 하시는데요.

[인터뷰]
변호사도 사기당하는 거 많이 봤어요.

[인터뷰]
전화 온다면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다가 견물생심, 일확천금 마음으로 갈 것 같고 공증서도 보여주고 은행에서 온 서류, 위조한 거 이걸 보면 이거 혹시라도 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그러고 보니까 먼 친척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사람이 생각이 돼요.

[인터뷰]
그리고 교포 2세 같으면 바로 알아요. 교포 3세는 아버지를 건너거든요. 그러니까 이쪽에서 연락이 오면 우리 친척 중에 그런 분이 있었나 보다 이렇게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인터뷰]
그리고 실제로 이 미국 모녀가 외국에 있다가 이 사람한테 돈을 받기 위해서 한국까지 옵니다. 너의 일을 처리해 주기 위해서 내가 한국에서 변호사를 선임해야 되고 이걸 하니까 외국에서 와서 돈을 받아가니까 이게 진짜구나라고 믿게 된 거죠.

[앵커]
그런데 이게 재미있는 게 뭐냐하면 이 범인들은 미국 사람, 백인 미국 사람이잖아요. 그러니까 진짜 아메리칸인데 이 사람도 한국으로 오고 러시아에 계셨던 우리 교포 3세께서도, 피해자분도 한국으로 오고.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 범행장소가 돼버린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장소만 빌려준 거예요.

[앵커]
하우스 역할을 하게 된 거죠.

[인터뷰]
그래도 우리 땅에서 범죄를 했기 때문에 그건 우리 법에 의해서 처벌하는 겁니다.

[앵커]
그렇죠. 우리나라에서 범행이 성립이 됐기 때문에. 그런데 이 모녀가요. 추가 범행도 있었다고 하죠?

[인터뷰]
몇 개 있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기업인들... 이게 문제는요. 우리 개인 신상정보가 해킹에 의해서 유출됐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들이 그리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었잖아요. 또 한 경우가 그겁니다. 한국인 기업인이 3명이 당했는데 결국 세 건인 거죠. 기업인한테 접근해서 당신한테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 당신 기업 하는 데. 그래서 자기들은 뭘로 행세를 하느냐면 미국 모 은행의 임원인 것처럼 행사를 하면서 메일을 보내요,

한국 기업인한테. 대규모 투자를 하고 싶다, 당신 사업에. 그러면서 메일을 보내놓고 그 비용 명분으로 한 5억을 챙기는 이런 사례가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공범이 있다고요? 이 사람들은 자금 수금책 정도 된다면서요?

[인터뷰]
이 사람들은 수금책 내지 인출책이고요. 지금 검거하지 못한 한 사람이 아까 조금 전에 말씀드린 기업인을 상대로 해서 5억을 편취한 그 범인 중에 한 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앵커]
이거 인터폴로 해서 이 사람들 잡아야 되겠네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앵커]
끝까지 잡아야죠. 그런데 진짜로 시청자 여러분께서도 혹시 이런 메일을 받으신다면 속지 마십시오. 갑자기 모르는 친척이, 돈 많은 친척이 나타날 확률은 거의 로또가 될 확률보다 적다는 거 꼭 한번 생각해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