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만 섰어도 유죄...독일, 94세 SS대원 징역형

경비만 섰어도 유죄...독일, 94세 SS대원 징역형

2016.06.18. 오후 9:5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독일 법원이 70년 전에 저지른 범죄의 책임을 물어 94세 노인에게 5년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노인은 나치 정권의 친위대원으로 유대인 학살이 벌어진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의 경비원이었습니다.

경비만 선 것도 학살에 참여한 것이라고 판단한 겁니다.

한상옥 기자입니다.

[기자]
현지시각 17일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법원 법정으로 올해 94살인 라인홀트 한닝이 휠체어를 타고 출석합니다.

한닝의 혐의는 2차 대전 때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경비병으로 있으면서 17만 명을 학살하는 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것.

법원은 한닝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한닝은 수용소 경비병으로 지내면서 유대인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알았는데도 막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고백하며 부끄럽고 반성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닝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살해하거나 고문에 가담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고, 판결 직후에는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습니다.

한닝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항소 기간에는 불구속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넉 달간 진행된 이번 공판 과정에서 아우슈비츠 생존자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증언했고, 가족들은 공동 원고인단으로 참여했습니다.

[윌리엄 글리드 / 아우슈비츠 생존자 : 아우슈비츠에서 끔찍한 일을 저지른 사람을 법원이, 특별히 독일 법원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헤디 봄 / 아우슈비츠 생존자 : 70년 지나 마침내 오늘 정의가 실현됐습니다.]

이번 공판은 아우슈비츠 관련자를 처벌하는 마지막 공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른 고령자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당사자들의 건강 문제로 공판이 열릴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YTN 한상옥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