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협박에 고향 떠난 '비닐봉지 메시'

납치 협박에 고향 떠난 '비닐봉지 메시'

2016.05.05. 오전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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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 내전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서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의 유니폼을 비닐봉지로 서툴게 만들어 입고 천진난만한 동심을 보여줬던 5살짜리 소년이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이 소년이 유명세를 탄 이후 소년의 가족은, 못된 어른들 때문에 정든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로 옮겨가야만 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월, 조잡하게 만든 메시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를 하는 한 어린이의 모습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주인공은 내전 중인 아프가니스탄의 5살 무르타자.

형이 비닐봉지로 만들어준 옷에 만족해하는 아이의 천진난만함은 이내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사연은 메시에게도 전달됐습니다.

메시가 자신의 사인이 들어간 유니폼과 축구공을 선물하면서 무르타자는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무르타자 아흐메디 / 5살 : 메시가 너무 좋아요. 메시를 만나고 싶어요.]

그런데 이후, 이 유명세는 무르타자의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고난으로 돌아왔습니다.

돈을 주지 않으면 무르타자를 납치하겠다는 협박이 날아들기 시작한 겁니다.

[아리프 아흐메디 / 무르타자 아버지 : 협박 전화가 많이 걸려오고 있습니다. 편지로 협박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축구 대신 이슬람 경전을 가르치지 않으면 벌을 내리겠다는 종교적 협박도 이어졌습니다.

내전 지역에서 어린이나 여성 납치는 실제로 자주 벌어지기 때문에, 무르타자 가족은 결국 아이의 안전을 위해 고향을 등져야만 했습니다.

[와히드 아흐메디 / 무르타자 삼촌 : 아프가니스탄에는 아이를 납치해 몸값을 요구할 조직들이 있습니다. 아이 아버지는 돈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곳, 파키스탄으로 오게 됐습니다.

유럽연합 경찰, 유로폴은 지난 한해에만 만 명이 넘는 유럽 난민 어린이가 실종됐으며, 대부분 인신매매 범죄조직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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