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에 장어를 먹는 이유는?

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에 장어를 먹는 이유는?

2015.12.24. 오후 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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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에 장어를 먹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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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면승부]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에 장어를 먹는 이유는?-전순섭 리포터(이탈리아, 로마)

[YTN 라디오 ‘최영일의 뉴스! 정면승부’]
■ 방 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5/12/24 (목)
■ 진 행 : 최영일 시사평론가

◇앵커 최영일 시사평론가(이하 최영일): 글로벌 정면승부, 오늘은 크리스마스를 맞아서 세계 각국의 크리스마스 풍경 알아봅니다. 제일 먼저 가톨릭의 본산인 이탈리아로 가보겠습니다. 전순섭 리포터, 나와 계세요?

◆전순섭 리포터(이탈리아, 로마)(이하 전순섭): 네. 안녕하세요.

◇최영일: 네. 안녕하세요. 이 가톨릭의 본산 이탈리아에서는 아무래도 크리스마스가 좀 더 특별한 날일 것 같은데요.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어떤 의미입니까?

◆전순섭: 예. 그렇습니다.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지킨 나라입니다. 크리스마스의 시작이 약 4세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니까. 약 1,700여 년을 크리스마스를 명절로 지킨 나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는 약간 종교적인 의미가 퇴색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1년 중 가장 즐겁고 들뜨는 최고의 명절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최영일: 네. 특히요. 이 크리스마스에는 로마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메시지를 발표하겠죠?

◆전순섭: 예. 그렇습니다.

◇최영일: 올해 메시지는 어떨까요?

◆전순섭: 글쎄요. 교황의 성탄절 메시지는 항상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죠. 올해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정확한 것은 좀 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현재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향으로 봐서는 아마 겸손과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메시지가 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최영일: 그렇겠군요. 한국은 크리스마스면 친구나 연인들과 함께 인파들이 거리를 메워서 시끌벅적한데요. 이탈리아는 어떤 분위기인가요?

◆전순섭: 예. 사실 크리스마스가 시작된 이탈리아라서 굉장히 화려하게 지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아주 소박합니다. 물론 사람들 마음도 들뜨고, 길거리 장식도 좀 화려해지기는 해도 그렇게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길거리의 장식도 화려한 것보다는 기존 분위기를 약간 더 띄우는. 그런 정도의 장식을 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느낄 수 있지만 그렇게 떠들썩하지는 않습니다.

◇최영일: 그렇군요.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약간 다른 모습인데요. 생각보다는 차분하다. 이렇게 말씀 주셨고요. 그런데 크리스마스 당일 오후가 되면 로마의 지하철이 운행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왜 그런 건가요?

◆전순섭: 예. 여기에서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명절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는 가족의 명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크리스마스 날의 점심 식사입니다. 이때는 모든 가족이 모여서 정말 말 그대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차려서 먹습니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점심은 어떤 이유로든 포기할 수 없는 점심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래서 1년 중 가장 잘 먹는 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그렇기 때문에 버스 기사나 전철 기사들도 이런 점심을 포기하게 할 수 없다는 기업 차원에서 배려를 해주기 위해서 크리스마스 당일날 점심 시간인 오후 1시부터 모든 대중교통 수단 운행이 중지하게 됩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이 기사들도 크리스마스 점심을 꼭 식구들과 같이 먹을 권리가 있다고 어떻게 보면 인정해주는 셈이죠.

◇최영일: 정말 대단하네요. 이렇게 보면 우리나라도 설이나 추석에는 대중교통 멈추고 점심을 같이 가족과 함께 먹으면 좋겠지만, 그러면 또 난리가 나겠죠. 이 파리 테러 이후에 이탈리아도 테러에 대한 우려와 경각심. 많이 고조되지 않았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지금 좀 꺼리거나 그런 분위기는 없나요?

◆전순섭: 예. 물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가 올 크리스마스를 뭐랄까요, 좀 우울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로마 시내 중심가의 상점들이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상점 주인들이 굉장히 울상이라고 하는데. 이 중심가에서의 테러 가능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높다는 생각들을 하기 때문에. 되도록 중심가에는 나가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 시기는 사실 매출을 많이 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중심가의 상점가에 있어 올 크리스마스는 다른 해에 비해 썩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영일: 이 크리스마스 대목이 좀 줄어들었군요. 이탈리아에서는 이 크리스마스에 파네토네(Panetone)라는 이름, 또 판도로(Pandoro)라고 하는 빵이 빼놓을 수 없는 디저트라고 들었어요. 어떤 건가요?

◆전순섭: 예. 이 빵에 대해서 말씀드리기 전에 하나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드리려고 합니다.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 크리스마스 때 꼭 먹어야 하는 전통 음식 중 장어가 있습니다. 이 장어를 왜 먹느냐 하면. 장어가 생긴 모양이 뱀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성경에서 최초 인간이 뱀에게 유혹을 당해서 죄를 지었지만. 그리스도를 통해서 죄가 사해졌다는 내용 때문에 뱀과 비슷한 장어를 다 먹어치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장어 요리를 먹은 이후에 이 파네토네를 먹습니다. 이 빵은 크리스마스 디저트로는 빼놓을 수 없는 그런 전통 빵인데. 한 해에 이런 크리스마스 기간에만 소비되는 이 파네토네가 약 5억 유로, 한화로 약 6천억 원 가량 소비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경기가 어려워도 이 빵만은 꼭 먹어야 크리스마스가 지나간다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영일: 네. 전 리포터님. 정말 이 장어를 먹는다는 얘기 처음 들었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전순섭: 예. 감사합니다.

◇최영일: 지금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전순섭 리포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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