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녀 정책'에도 '아들 낳는 약' 인기

'두 자녀 정책'에도 '아들 낳는 약' 인기

2015.11.25. 오전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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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이 최근 '두 자녀 정책'을 채택한 뒤에도 이른바 '아들 낳는 약'을 찾는 사람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남아선호 사상 때문인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약 탓에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도 적지 않습니다.

베이징 서봉국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첫 딸을 낳은 뒤 수소문 끝에 아들 낳는 약을 구해 복용한 산둥 성의 왕 씨.

하지만 90% 이상 아들을 낳는다는 광고와 달리 딸을 출산했고, 세 번째 시도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왕 모 씨]
"시키는 대로 하루에 몇 번 씩 약을 먹었는데 결국 딸만 셋만 낳았죠."

그간 약 복용에만 들어간 돈만 거의 200만 원.

판매 업자에 항의했더니 기가 막힌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약 판매업자]
"언제 우리가 아들을 낳아준다고 했나요? 그냥 몸에 좋은 약이라고 했지."

중국 정부가 인구 고령화와 성비 불균형 해소를 위해 두 자녀 정책을 실시한 뒤에도 이 같은 행태는 쉽게 바뀌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은 농촌 등에서 심한 편입니다.

둘째 만큼은 아들을 낳아보자는 생각에 용하다는 한의사를 찾아 길게 줄을 서거나 성분이 검증되지 않은 일본, 홍콩 등의 수입품을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사고 있습니다.

약효가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부작용은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산부인과 의사]
"일부 약품은 여성 신체 내의 균 번식도를 높여 염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선 갓 태어난 여자아기를 버리거나 아예 성 감별을 통해 여아를 낙태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지난해 신생아 성비는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116명일 정도로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중국 당국이 고질적인 남아선호 사상을 바꾸도록 계도에 나선 가운데, 중국 언론들은 아들 낳는 약에 매달리는 세태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서봉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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