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지구'...강력 대응에 논란도 가열

'뜨거운 지구'...강력 대응에 논란도 가열

2015.08.04.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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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거대한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지구의 온도가 높아지는 온난화에 따른 인류 재앙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죠.

온난화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조치를 발표했는데, 공화당의 반발로 논란이 뜨겁습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김종욱 기자!

먼저, 지구 온난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죠. 빙하가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네요.

[기자]
21세기 들어 온난화로 빙하가 이전보다 2~3배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1600년 이후 빙하 관측을 시작한 이래 금세기에 가장 빠르게 해빙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인데요.

유엔환경계획 후원을 받는 '세계 빙하 관측 서비스'라는 기구가 발표한 보고서 내용입니다.

이런 현상의 결과인지, 2100년이면 알프스 빙하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스위스 취리히 공대 마티아스 후스 교수는 "통상 여름이 끝나면 빙하를 덮은 눈의 60% 이상이 없어지는데, 이달 불볕더위로 이미 50% 이상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알프스에서 가장 큰 길이 23㎞, 두께 800m 알레치 대빙하를 비롯해 스위스에 있는 빙하가 2100년이면 전부 녹아내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빙하를 덮은 눈이 사라지면 태양 빛이 반사되지 못한 채 빙하에 직접 도달해 녹는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온난화의 요인으로 꼽히는 게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인데요.

미국 국립 해양대기청은 지난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사상 최대를, 지구 표면 온도는 13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런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나라가 미국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강도 높은 대응책을 발표해 주목됩니다.

주요 내용 정리해 볼까요?

[기자]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 시각 3일, 기후 변화에 대해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이른바 '청정 전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발전소 탄소 배출량을 2005년에 비해 32%로 줄이고,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재생 가능 에너지 발전 비중도 28%로 크게 높이기로 했습니다.

각 주는 발전소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가 담긴 실행 계획을 마련해 내년 9월까지 환경보호청에 내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표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우리는 기후 변화의 충격을 실제로 느끼는 첫 세대이고, 뭔가 대응책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기도 합니다."

백악관은 "이 계획에 따른 추가 비용이 약 9조 8천억 원 정도지만, 경제와 국민 건강에 미치는 혜택은 4∼7배에 이른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2030년쯤이면 2005년에 비해 발전소 배출 탄소 때문에 숨지는 비율이 90%, 천식 환자 비율은 70% 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럽연합은 "온난화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줬다"며 환영했습니다.

전날 유엔 193개 회원국도 2030년까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개발 목표에 합의했습니다.

반 총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비슷한 표현으로, "지구에서 가난을 끝내는 첫 세대이자, 온난화를 막는 마지막 세대가 되자"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정작 미국에서는 야당인 공화당 대권 예비 주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거죠?

[기자]
한 마디로, "미국 경제를 망친다"는 것입니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 권한을 남용하는 전형적인 사례"라, "일자리를 뺏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은 "전기 요금만 올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은 "지난 18년간의 기후 위성 자료를 정밀 분석하면 지구 온도에 변화가 없었다"며, "온난화를 경고하는 이들의 이론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일부 언론은 2위 석탄 생산업체 '알파 내추럴 리소시즈'가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며, 이번 조치로 고비용 석탄 생산업자들은 대부분 도산할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민주당 유력 대선 예비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이번 계획은 의미 있는 진보이고 것은 똑똑한 결정"이라고 옹호했습니다.

이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더글러스 브링클리, 역사학자]
"힐러리 클린턴과 같은 대선 주자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웨스트버지니아 등은 화력 발전소가 환영받고 있는데, 이런 주들이 모두 경쟁이 치열한 지역입니다."

이처럼 반발도 거세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현지 시각 4일 반기문 총장을 만나 기후 변화 대책을 논의하고, 12월 유엔 정상 회의에서 다른 나라들에 탄소 배출 감축을 압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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